▲ A씨의 병원 일지  
 
   
 
  ▲ 식사상과 함께온 간호사들의 응원글 포스트잇  
 
   
 
  ▲ 퇴원 환자들에게 작은 이벤트를 선사하고 있는 간호사들. A씨는 의료진들 덕분에 비교적 편안한 격리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일본에서 본지 뉴미디어부 정수진기자와 온라인 인터뷰하고 있는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보다 완치 후 범죄자처럼 보는 주변 사람들의 눈길이 더 힘들었어요.”
코로나19 완치자 20대 A씨는 3주 동안의 병원 치료 보다는 심리적 후유증이 더 무섭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4월 업무상 일본에서 지내다 한국에 잠시 입국하면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일본에서 재택근무 중 외출을 자제했지만 친구 집들이에 초대받아 10명 정도 저녁식사를 함께 한 날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부터 자면서 땀이 났다고 했다. 하지만 체온이 높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며칠 뒤 개인적인 일로 한국에 입국을 하게 됐다고.
그러나 A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다음날 마포구청 선별진료소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마포구 00번째 확진자가 되었다.
곧바로 서울 적십자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혈압, 맥박, 체온 등을 쟀다. 이때 혈압은 154, 맥박이 103으로 높게 나왔고 체온은 36.4도로 정상이었다.
의사는 땀을 흘리는 것 외에 코로나 관련 증상이 없는 A 씨를 무증상자로 분류했다고 한다.
A씨는 “입원 기간 동안 정상 체온을 유지했고 간혹 설사 증상을 보였던 것이 전부여서인지 설사약만 처방 받았다”며 “아마도 코로나 백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처방해 줄 약이 없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같이 식사를 한 지인들에 대해서는 “확진 사실을 알려주면서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지만 일본에서는 무증상의 경우 검사 자체를 해주지 않아 그냥 넘어간 걸로 안다”며 “하지만 그 중에도 확진자가 있었을 거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입원 기간 동안 간호사들에게 그 누구보다 힘이 되고 고마웠다며 마음을 전했다.
“어느날 저녁 식사상에 ‘맛있게 드세요~♥’라는 손 글씨와 그림을 그린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는데 병실생활이 길어지면서 외롭고 답답함을 느끼는 시기여서 작은 선물하나가 힘이 됐다”면서 “퇴원을 할 때는 유리 창문에 칼라마카로 ‘축 퇴원’이라고 꾸며둬 기분 좋게 퇴원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입원 3주 만에 처음으로 음성이 나온 A 씨는 다음날 한 번 더 검사를 받고 최종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을 했다.
3주간의 격리 생활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간 A씨는 다행히 별다른 신체적 후유증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고.
그는 “다른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진료기록에 코로나 확진 이력이 있었다”며 “그때 간호사들이 범죄자 보듯 쳐다봐서 죄를 진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지인들이 자신과의 만남을 꺼려하다는 걸 느꼈다는 A씨는 “사람들에게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며 “이후 대부분 집에서만 생활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는 비단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 확진자라는 낙인 때문에 대인기피증을 겪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도 늘고 있으며 직장을 퇴사하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직장과 일상으로 순조롭게 복귀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격리해제 확인서를 발급해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의 코로나 확진 판정부터 입원 생활, 퇴원 후 심리적 후유증 이야기는 울산매일 UTV 홈페이지(www.iusm.co.kr)와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iusm009)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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