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트럼프 욕만 들었다.”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낸 우리나라 교수의 말이다. “미국의 썩어빠진 민주주의를 치료할 유일한 대안은 트럼프다.” 한 재미교포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굴러들어온 돌의 정치.’ 『미국은 왜 아웃사이더 트럼프를 선택했는가(The Case for Trump )』는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3월 열렬한 트럼프주의(Trumpism) 지지자인 빅터 데이비스 핸슨(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 교수가 펴낸 책이다.
비록 트럼프가 낙선했지만 이 책의 가치는 여전히 평가받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 정치적 경험이 없는 ‘굴러들어온 돌’트럼프는 어떻게 당선이 되었을까. 기성 정치권 사람들이 서로 엮여서 잘못되어가는 현실을 바로잡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실에 넌더리를 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 입으로 두말하고, 자신들의 유불리를 저울질하고, 비빌 언덕을 만들어 놓는 등 ‘꽃길’로만 가려는 기득권층. 이들에 대한 반란이 트럼프 지지로 이어졌다. 
AP통신은 “트럼프는 졌지만 트럼피즘은 지지 않았다”는 제목의 올해 미국 대선 분석기사를 썼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반(反)이민, 경제 외교적 고립주의’ 등을 기반으로 한 트럼피즘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대 교수도 미 CNBC방송에서 “트럼피즘은 지속된다. 그건 (미국민 마음속) 뿌리깊은 분노를 건드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총 7,235만표(11월12일 현재)를 득표해 4년 전보다 무려 936만표 이상 얻었다. 공화당도 상원 의석 절반을 지키고(남은 2석은 결선 투표) 하원에서도 의석을 불리는 데 성공해 트럼피즘의 영향력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성공비결을 뒤늦게나마 알아차리고 만회에 안간힘을 다해 결국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해 대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트럼프라는 ‘이단아’가 현대 미국 정계를 지각변동 시켜놓은 선거과정을 복기해보면서 향후 바이든 시대를 예측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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