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최진수.연합뉴스

“트레이드로 온 것도 기회라 생각
  KBL ‘대표 명장' 유재학 감독께
  열심히 배우며 많은 경기 뛰고파”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최진수(31·203㎝)는 지난 11일 트레이드되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 오리온의 ‘원클럽맨'이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오리온에 지명된 이후 올해까지 햇수로 10년간 한 팀에서만 뛰었다.
그러던 최진수가 11일 현대모비스에서 뛰던 이종현(26·203㎝)과 트레이드되면서 프로 입문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오리온으로 간 이종현은 이적 후 두 경기에 출전해 팀을 승리로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운데 최진수는 경기 수가 맞지 않아 19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부터 뛸 수 있다.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현대모비스 훈련장에서 만난 최진수는 아침부터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10월 시즌 개막 후 두 번째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넘게 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진수는 “이번 일요일이 부상 후 6주가 된다”며 “거의 낫긴 했는데 체력이나 몸 상태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몸 상태를 설명했다.
트레이드 후 1주일이 지난 그는 “새 연고지인 울산에 가서 팬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왔다”며 “시설이 워낙 좋고 감독, 코치님들이나 동료 선수들이 배려를 해주셔서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이적 후 근황을 전했다.
최진수는 “트레이드 사실은 공식 발표가 나기 하루 전날인 10일 오전에 들었다”며 “데뷔 이후 2, 3년째부터 트레이드 얘기가 많았기 때문에 서운하거나 열받는다는 등의 감정은 없었다”고 이적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느낌을 말했다.
그는 “구단끼리 입장이 있으니까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라며 “저는 현대모비스로 온 것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을 몸담은 오리온에 대한 옛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최진수는 “제 인생의 3분의 1을 뛴 팀이고, 우승도 오리온에서 했다”며 “특히 오리온이 연고지를 대구에서 고양으로 옮길 때부터 같이 했기 때문에 정도 많이 들었고 추억도 많이 쌓인 곳”이라고 회상했다.
최진수가 19일 전자랜드와 경기에 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만일 그가 이 경기에 결장하면 최진수의 현대모비스 데뷔전은 12월 3일 ‘친정'인 오리온과 원정 경기가 된다.
최진수에게 이 경기에 대한 각오를 묻자 “원정팀 라커룸을 써야 하고, 유니폼도 바뀌는 등 아무래도 어색할 것 같다”며 “하지만 괜히 욕심을 내거나 너무 신경을 쓰면 프로가 아니다”라고 냉철하게 답했다.
새 홈 경기장이 된 울산 동천체육관 역시 공교롭게도 그가 예전 인터뷰에서 “거기만 가면 잘 안 풀린다”고 푸념했던 곳이다.
최진수는 “다들 원정으로 오면 힘들지만, 홈으로 쓰면 좋은 곳이라고 하시더라”며 “오리온에서 우승할 때 4강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모비스를 이겨본 것 외에는 울산에서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팀에서 “팀 성적이 가장 우선이고 물론 우승까지 하면 좋겠다”며 “안 다치는 것도 중요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경기에도 좀 많이 뛰고 싶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부상 이후 한 달 넘게 뛰지 못한데다 그사이 소속 팀까지 바꿨으니 몸이 근질근질할 법하다.
KBL의 ‘대표 명장'인 유재학 감독과의 만남도 최진수에게는 기대가 크다.
그는 “예전 대표팀에서 짧은 기간 배웠지만 워낙 세세하게 가르쳐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주위에서는 감독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을 제가 잘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하신다”고 말했다.
“심지어 부모님도 ‘유재학 감독님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명장이신데, 너는 의심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실 정도”라는 것이다.
최진수는 “저도 어린 나이일 때는 물불 안 가리고 튀는 편이었지만 이제 스타일이 바뀌었다”며 “감독님 주문하시는 부분을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의심할 여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 하게 된 그는 “그동안 응원해주신 오리온 팬 여러분과 감독, 코치, 트레이너 선생님들께 모두 감사드린다”며 “현대모비스에 왔는데 팬 여러분들이 기대감도 있으시고, 앞으로 실망할 때도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좋은 발자취를 남기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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