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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흑백 TV의 추억과 미래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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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능인 미담장학회 상임이사
  • 승인 2021.01.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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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에너지 정책 많은 모순점 내포
탈원전에 치중 ‘뜬구름 신기술’ 추진
과학적 분석 바탕 안정적 보급 필요

장능인 미담장학회 상임이사


새해를 맞아 세계 각국에서 미래 에너지와 관련한 소식들이 들린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원자력 인프라법’과 함께 약 1조 6,000억원에 달하는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고, 영국 정부는 에너지 백서 발표와 동시에 첨단 원전 및 청정 수소 기술 개발을 위한 약 1조5,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외에도 프랑스, UAE(아랍에미리트) 등이 원자력을 비롯한 미래 에너지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 이후 세계는 원자력 에너지의 안정성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10년이 지난 2021년을 맞아 선진국들은 더욱 안전(safety)하고 안정적(stable)인 미래 에너지원으로써의 원자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일종의 다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제대로 된 에너지 개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선진국들이 소형 원전 등 안전한 원자력 발전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의 방향도 일정하지 않다. 울산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무리하게 중지시켰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다시 건설 재개를 승인했다. 우리나라 원전 폐쇄를 주장하며 원전 수출은 장려했고, 북한에 원전 기술을 보급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 있어서 경제성 평가 조작 등 불법 의혹이 일어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2명이 구속되는 일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대통령이 등장하는 방송을 흑백 TV로 연출하는 촌극을 벌였다.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인 ‘탄소중립’을 위해서 방송을 흑백으로 한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묻고 싶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에너지 정책 지향점은 조선시대에 있는가? 해당 연출이 국민에게 경각심을 가지게 하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은 ‘보여주기’보다 ‘진정성 있는 정책’을 원한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화력발전이나 가스 발전 등을 줄여야 하는데, 급격한 탈원전 정책과 화력·가스 발전 비율의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19년 석탄(화력발전) 40.4%(전년대비 –0.5%p, 2017년부터 단조감소추세), 원자력 발전 25.9%(전년대비 +2.5%p, 2017년 급격히 비율을 줄였다가 전력수요 부족으로 인해 가동률을 다시 올린 것으로 해석), LNG(가스) 25.6%, 신재생 6.5%, 양수 0.6%, 기타 1.0%라는 통계를 살펴봐도, 원자력 에너지와 탄소중립(화력발전 등 감소)은 상호 보완의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많은 모순점을 내포하고 있다.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일종의 ‘미신적 탈원전 정책’에 빠져 합리적인 반대 의견까지 듣지 못하고 있으며 과거 선진국에서 실패했거나 실용성이 부족한 수소에너지, 부유식 풍력 등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영국 정부처럼 수소에너지, 원자력에너지 등 최첨단 에너지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나라는 있어도 세계 1위 안정적 원전기술을 버리고 비교우위가 전혀 없는 ‘뜬구름 신기술’에 매달리는 나라는 없다.

미국은 에너지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장관을 별도로 두어 에너지 및 핵 안보, 원자로 생산, 방사성 폐기물 처리, 국가 에너지 생산 등의 업무를 담당케 한다. 프랑스는 환경에너지부가 있으며, 독일은 연방경제에너지부, 영국은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가 있다고 한다. 정부 부처의 이름만 봐도 각 국이 에너지를 어떤 맥락에서 이해하고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에너지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개발해야할 중요한 경제·사회적 자원으로 분류하는 반면, 산업자원부가 에너지 주무부처인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를 산업의 도구 정도로 여기고 있다.

2021년,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원의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에너지 정책을 점검하고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보급·개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에너지가 없으면 경제도 없고 환경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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