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민병헌. 롯데 자이언츠 제공

7년 연속 3할을 쳤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민병헌(34)은 지난해 타율이 0.233으로 뚝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부진 이면에는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민병헌이 뇌 수술을 받는다.
롯데 구단은 민병헌이 오는 22일 서울대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을 받는다고 18일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뇌동맥류가 점차 부풀어 올라 뇌출혈을 일으키는데,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뇌 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민병헌의 급작스러운 부진에는 뇌동맥류가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7월 민병헌은 허문회 감독에게 직접 2군에 내려가고 싶다고 자청했다가 허 감독이 만류한 적이 있는데, 역시 이 때문으로 전해졌다.
민병헌은 2019년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동맥류를 발견했다.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통해 경과를 지속해서 추적 관찰해왔다.
최근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측의 소견에 따라 수술대 위에 오른다.
민병헌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에 발견된 뇌동맥류도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헌은 구단 발표 직후의 통화에서 “알게 된 지는 2년 넘었다. 아버지께서 똑같은 병으로 돌아가셨다”며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이겨내고 싶었다. 지난해 2군행을 원한 것도, 그리고 한 번 더 (부상을 이유로) 1군에서 빠진 것도 너무 힘들어서 핑계 아닌 핑계를 댔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그동안은 이 사실을 숨겨왔지만, 올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불참하게 됐기에 공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16년 만에 스프링캠프를 못 가게 됐기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많이 걱정해주시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앞으로 있을 수술은 물론 재활 과정을 하루빨리 마치고, 팬 여러분께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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