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풍력PD   
 

 

국내 제조사, 풍력터빈 설계부터 O&M까지 기술·경험 갖춰
실증단지 구축·비례적 R&D 지원정책으로 산업화 나서야
해상 풍력 투자 획기적으로 늘려 선도적으로 경쟁력 키우자 

 

2020년 말 누적기준 현재 국내 총 129,201MW의 발전 설비가 설치되어 운전 중에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는 20,555MW로 전체 발전시설 중 약 15.9%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 풍력에너지는 1,646MW로 전체 발전설비 중 약 1.3%,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약 8.0%에 해당 한다. 2020년 신규로 설치한 국내 물량은 160MW로 국산 59%,?외산?41%?제품이 적용되었다. 국내 풍력산업의 영위를 위해서는 터무니없이 작은 물량이다. 국내 터빈제조사 공급 설비용량을 살펴보면 두산중공업 300MW, 유니슨 200MW, 한진산업 50MW 의 조립 공장 설비를 갖추고 있어 대략 년간 500MW 이상의 시장이 형성되어 져야 하는데 아직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기업의 추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해외 선진업체의 대용량 신제품 출시 속도가 너무 빨라 국내 개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시장의 형성과 규모 이외에 풍력에 대한 주민 수용성, 재생에너지를 계통에 연결하는 선제적인 인프라 구축의 이슈로 인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정부 지원을 포함하여 약 5~6년 주기로 신제품 개발이 일어나고 있으며 육상풍력은 750kW(‘07)를 시작으로, 2MW(’08), 저풍속 지역에서 발전량을 많이 낼 수 있는 2.3MW(‘15), 산악지형의 운송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4.2MW(‘19) 개발이 진행 되었다. 해상풍력은 3MW(‘09)급이 국내기술로 개발 완료하여 2개의 해상풍력 단지에 납품 설치되어 운전 중이고, 5.5MW급(’16)이 사업화를 진행 중에 있으며 8MW급은 현재 개발 중에 있다. 하지만, 해외 경쟁사는 규모의 경제를 토대로 거의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여 성능향상과 제품 다변화를 통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어 국내 제품이 개발 후 급속도로 경쟁 열위 상태가 되고 있다. 육상은 5~6MW급이 개발 완료 되었고, 해상은 GE사의 13MW급이 상용화 되었으며 Siemens, Vestas 가 각각 14MW, 15MW급을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제품과 기술에 대한 과도한 평가절하 의견도 있으나, 국내 제조사도 이미 풍력터빈 설계부터 O&M까지 모든 기술 역량과 사업경험을 갖추어 가고 있다. 특히, 탐라해상풍력 30MW 와 서남해 프로젝트 60MW 등 모든 해상풍력을 국내 기술로 완료하고 국내 산업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예를 들면 국내에서 풍력 산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중국산 풍력발전기는 우리나라와 20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시장을 년간 약 20GW 단위로 광범위한 지역 실증으로 풍력산업을 육성하였으며 초창기에는 중국에 건설될 발전기의 80%가 고장으로 정지해 있다고 무시당했으나 결국 기술추격에 성공하였고, 시장 또한 전 세계 Top 누적 설치량 236GW(점유율 36%)으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기간이 채 10년이 안되었다.

국내 풍력발전시스템의 주기기 업체들은 대부분 정부 R&D 지원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 해왔으며, 관련 R&D 정부지원은 그동안 국내 풍력산업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은 기증 사실이라 볼수 있다. 하지만 풍력 R&D는 추가적으로도 많은 투자가 수반되며, 정부 지원에 대한 기업의 민간현금 매칭 규모가 커져서 필수불가결한 투자 이외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풍력 제조사 어려움을 감안하여 R&D가 상용화 성공 시 비례적인 R&D 지원정책을 통해 매칭 규모를 줄이고 R&D 참여 장려가 필요한 시점이라 보인다. 또한, 핵심부품의 국산화 추진 현황도 마찬가지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부품 업체의 과감한 투자가 어렵고 외산 제품에 대비하여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내 시스템사 입장에서는 국산 부품이 비교적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이 우수하다면 사용할 의사가 있으나 국산 부품의 신뢰성 보증 때문에 꺼려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정 수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산 시스템 및 부품의 실증단지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풍력 산업 전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는 관련 R&D를 전 방위적으로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내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저풍속 환경에 적합한 8MW급 대용량 터빈개발 및 실증을 2022년에 완료 추진 중에 있으며, 국내 경험을 기반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6년부터 12MW급 이상의 초대형/장수명 터빈 개발 착수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미래 발전가능성이 큰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부유체, 계류시스템, 해상풍력 발전용 케이블 등이 이미 착수되었고, 선도형 부유체 개발등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R&D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추격형이 아닌 선도적으로 관련분야의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풍력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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