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잘못 선택해 결혼 후회하는 것처럼
후보자에 투표할 때도 현명하게 판단해야
정보 꼼꼼하게 살펴 책임있는 한표 행사를

 

이수미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도발적인가? 투표는 미친 짓이다. 단 여기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제대로 후보자에 대해서 숙고하지 않고 투표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대학교 3학년 때, ‘결혼은 미친짓이다’라는 제목의 영화를 봤다. 당시로는 제목도, 내용도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하던 그 시절에는 그 말이 영화적 과장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느덧 결혼생활 11년차에 접어들고 보니 결혼은 미친짓이라는 제목에 다소간 공감이 갈 때가 있다. 후보자 또는 배우자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투표와 결혼은 후회로 남기 마련이다.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말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단 한번의 선택에 평생이 걸려있다는 의미보다 평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그만큼 신중하게 선택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투표와 결혼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여러 사람 중 그 사람을 선택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잘생겨서건 혹은 나와 가치관이 맞아서건.. 나름의 진지한 고민의 시간 후에 선택한다. 마찬가지로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 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니까라는 이유에서부터 엄마가 찍으라고 하니까라는 다양한 이유로 누군가를 선택한다. 

두 번째, 선택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한들 그것을 되돌리는데는 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혹여 아이라도 있다면 절차는 더 복잡해지고 시간도 더 오래걸린다. 그나마 투표의 경우는 조금 나은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은 주민소환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이것도 쉽지는 않다. 선거별로 다르지만 보통 10~20% 이상의 유권자 동의를 받아야 하며 투표율도 30프로를 달성해야 개표라도 해 볼 수 있다. 주민소환제가 없는 선거도 있으므로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 나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배우자를 선택하고 자식을 낳게 되면 자식에 대한 부모로서의 책임, 또한 자식으로서 양가 어른들에 대한 책임 등 많은 책임이 뒤따른다. 이러한 선택의 결과는 대체로 단기에 끝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투표의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르트르가 말했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이다.”라고…. 우리는 살면서 늘 선택을 해야한다. 그 선택의 결과에 책임이 따르므로, 선택을 위해서는 현명하게 판단을 해야한다. 일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인 결혼도 그럴진대, 우리 사회를 위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일은 더더욱 신중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제공된 모든 정보를 면밀히 살펴보고, 공약의 현실가능성 등을 비교 평가해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요즘엔 주식관련 용어를 모르면 친구들과 대화가 어렵다며 며칠동안 열심히 주식 용어를 공부 한 남편이 나를 들어, “우량주인줄 알고 샀다가 고점에 물려서 존버하는 심정으로 산다”라고 했다. 이렇듯 대충한 선택에는 혹독한 결과가 따른다. 하지만 주식상장회사가 회계 및 관련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듯이 나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었다. 그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것은 배우자의 탓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공개된 정보를 좀 더 꼼꼼히 살펴보고 잘 선택했어야 했다고. 오늘도 울산 앞바다를 수호하느라 고생하고 있는 울산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 김 모 경사에게 이 지면을 빌어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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