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가 부서간 협업으로 치매모친 모시는 일용노동자 가정에 이사·건강·치료 등 복지서비스를 지원했다.  
 

산 속 무허가 집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며 정신적·신체적 치료가 시급했던 노모와 어린 딸을 돌보던 일용근로자 아들로 구성된 가정에 울산 남구청 직원들이 협업해서 다각적인 지원을 펼쳐 안정된 새 삶을 찾아 준 이야기가 전해졌다.



23일 남구에 따르면 남구 희망복지원단이 복지사각지대 발굴 대상 가구로 분류한 선암동의 산 속 외딴 곳으로 찾아간 것은 지난해 10월 말. 슬레이트 지붕에 작은 방 두 칸과 주방만 있는 이 집은 제대로 된 세면 시설은 없고 재래식 화장실만 있는 곳이었다. 40대인 대상자(남)는 이혼한 상태로 거동이 불편한 홀어머니(60대)와 딸(미취학)과 살고 있었다.



모친은 세수도 하지 않고 맨발로 다니는 등 치매가 의심되는 모습이었고, 딸도 씻지 못해 얼굴에 버짐이 필 정도였다. 대상자는 조손가정 보장과 모친 기초연금 대상이지만 과도한 의료비·양육비 부담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웠다. 또한 모친 명의의 포터 차량이 등록돼 있어 국민기초생활보장 신청도 불가능했다. 대상자는 딸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용근로로 근근이 생활해 오다 코로나19로 일이 줄어들자 식비부족, 공과금 체납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선암동 보건복지팀은 그를 통합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해서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고, 차량처분을 유도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신청을 도왔다. 겨울이불과 김치, 생필품 등도 지원했다. 여성가족과 드림스타트팀도 아동 사례관리를 통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연계해서 LH매입임대주택 신청과 임대보증금 후원, 거주지 이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런 중에 모친이 집 앞 산에 담배꽁초를 버려 산불이 났다. 치매가 의심되는 모친 때문에 재발 위험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공원녹지과는 산불요원 2명씩을 근무시키기로 했고, 희망복지지원단은 고난도 사례관리를 요청했다.



남구 고난도사례관리사는 주거환경이 안전·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로 열악하고 가족 상황이 일상 생활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대상자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임시거주지 마련 및 이전, 건강검진과 입원 치료 등을 포함하는 긴급 사례관리 서비스 계획을 세워 LH 긴급지원주택사업(6개월간 무상임대) 연계, 이삿짐 나르기 지원 등으로 도움을 줬다. 제 기능을 못하는 모친의 척추와 흉골의 치료 비용은 보건복지부 긴급의료비와 공동모금회 간병비에서 400만원을 지원했다.



이 달 26일자로 고난도 사례관리가 종결되는 이 가정은 현재 조건부수급자로 책정돼 생계급여·의료급여 보호를 받으며 요양병원에서 24시간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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