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울산을 찾았다. 울산시당에서 열린 ‘재보선 필승 결의대회·원팀 서약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주말 경선을 통해 울산 남구청장 후보로 김석겸 전 남구 부구청장을 확정했다. 이 행사는 경선에 참가한 후보들과 당원들이 함께 김 후보의 필승의지를 다지는 행사였다. 

이 대표가 이 행사에서 당원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울산 공공의료원 유치를 언급한 부분이다. 이 대표는 2012년 대선때 울산을 방문해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을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송철호 시장과 함께 울산의 공공의료원을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예타면제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에 광역시 이상에서는 광주, 대전, 울산만 공공의료원이 없다”면서“그런데 대전과 광주에는 (국립)대학병원이라도 있는데 울산에는 그것마저도 없다”면서 “울산 공공 의료원을 예타 면제로 최단 시일 내에 유치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해 당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다른 시도와 비교해 울산의 의료수준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 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울산의 공공의료는 광역시라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다. 노인 요양병원 한 곳이 유일한 공공병원이다. 감염병 등 재난에 준하는 의료 수요가 발생할 경우 이를 대응할 인프라가 전무하다. 언제까지 민간 대학병원에 공공의료를 맡겨야하는지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 대표가 2012년 대선 때 약속했던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은 우여곡절 끝에 ‘산재전문공공병원’으로 변질돼 설립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공공의료원 기능을 추가한다고 하지만 병원의 특성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울산은 그동안 산재전문 공공병원이라도 유치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바람에 정작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의료원을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반면 울산과 함께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하던 대전과 (서)부산은 코로나19 사태 후 정부의 공공병원 확충 계획에 따라 ‘예타면제’로 공공의료원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의 말대로 공공의료원이 없는 도시는 이제 울산뿐이다.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의 엔진 역할을 해온 울산 시민들의 생명권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예타면제로 공공의료원을 울산에 유치하겠다’는 이 대표의 약속이 단순히 남구청장을 다시 당선시키기 위해 내놓은 선거공약이 아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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