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한마리 보인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철새는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이동한다. 조류학에서는 기후조(氣候鳥), 표조(漂鳥), 후조(候鳥)로 분류하며 그 반대는 텃새다.
떠돌이 신세라 평생 반려자를 못 만나고 나홀로 살아가는 철새도 있다. 일반적으로 철새는 먹이가 풍부한 때와 장소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며 겨울을 보낸 다음 다시 떠난다. 이는 조류과의 진화과정에서 터득한 적응 현상 중 하나로 생존본능이다. 
국내에선 낙동강 하류, 제주도 하도리가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꼽혀왔다. 때로는 가야할 곳을 착각해 오지 않아야 할 곳으로 날아온 미조(迷鳥)도 드물게 볼 수 있다. 노래도 있듯 ‘길잃은 철새’다. 한편 과거에는 철새였다가 한반도 기후에 적응하면서 그대로 눌러앉아 텃새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텃새가 원앙이다. 
‘철새’를 모독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는 당적을 수시로 바꾸는 ‘철새 정치인’들도 적지 않았다. 정가의 대표적 철새는 이인제와 김한길이었다. 이인제는 아예 철새를 초월한 ‘불사조’로 불렸다. 민주당에서 시작해 보수정당으로 옮겨 다닌 것만 해도 셀 수가 없었다. 김한길은 이인제에 비하면 인지도가 낮았지만 당명 변경을 제외한 단순 당직 변경으로는 이인제와 거의 비슷했다. 
아이돌 가수나, 스포츠팀을 옮겨다니며 응원하는 철새팬들도 있다. 애정없이 따뜻한 곳만 찾아다니는 철새와 비슷하다.
‘울산, 세계적 철새도시로 공인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도심 내 하천으로는 국내 최초로 국제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에 세계 17번째로 등재돼 ‘철새도시’로 지정됐다는 내용이다. 울산시는 또 반갑잖은 ‘철새도시’가 됐다. 
정착 시민보다 뜨네기들 만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최근 울산시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추세다.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노메드족(방랑객)만 늘어나고 있다. 방랑객 ‘철새도시’를 하루빨리 벗어나려면 든든한 일자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 산업수도 울산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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