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우려했던 ‘5월 보릿고개’가 현실화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5공장 52라인은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가동을 중단한다.

에어백제어장치(ACU) 재고 부족으로 라인 가동이 불가능해진 것이 원인이 됐다.

기아도 오는 17~18일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4공장의 가동을 지난 6~7일 중단했다. 코나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도 반도체 수급 문제로 휴업한 데 이어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가동도 4일간 중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수요 회복과 외부 요인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5월도 4월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의 생산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는 돼야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이 극적으로 늘어나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추가적인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날 중장기적으로 미래차 핵심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고, 삼성전자·현대차 등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지만, 당장의 수급난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 때문에 올해 약 340만 대의 차량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GM도 올해 들어 당초 계획보다 34만대의 차량을 적게 만들었다.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內田誠) 최고경영자(CEO)는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 때문에 올해 닛산의 자동차 생산이 50만대가량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등으로 출고 일정이 지연되자 출고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유 본부장은 사과문에서 “현재 차량 인도 지연의 주된 원인은 차량용 본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있다”며 “현대차는 반도체 소싱 대체 공급사를 발굴하고, 생산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차량을 인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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