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해 매진하는 직장인, 다양한 활동 힘들어
정치인, 무슨 돈으로 선거·조직 운영하는지 궁금
자신 권력·명예 위해 가족 희생 바람직하지 않아

 

최건 변호사

필자가 1년 여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본업 외 특별한 정치 활동은 안 하냐’는 것이다. 솔직히 말한다면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본업 외에는 큰 활동을 할 수 없다. 물론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활동을 자제하기도 할 뿐 아니라 배타적인 울산 정치 문화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없다.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 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이유는 생계 때문에 다른 활동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도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 감사했던 분들에게 자주 인사드리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그리고 일과시간 중 라운딩을 한다거나 많은 분들이 모이는 장소를 찾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최소한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가끔 전화나 문자라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으나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필자 역시 한 사람의 직업인이고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족의 구성원이다. 

실제 서울, 울산 2개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월급도 책임져야 하고 가족들도 부양해야 한다. 또한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필자 역시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퇴근 후나 주말이 되면 녹초가 돼 휴식을 취하기에 바쁘다. 그러다보니 본업 외 다른 일들은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적게 일하고 많이 벌어서 여유롭게 여러 활동을 하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일 것이다. 감히 고백하자면 필자는 그럴 능력이 되지도 않고 그럴 여건도 되지 않는다. 즉, 사회와 가정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신선(神仙)이 아닌 소처럼 일해야만 한다. 또한 여러 가지로 부족한 까닭으로 더 채우고 더 배우기 바쁘다. 

짧은 시간이나마 어느 정도 정치의 생리를 맛보았으나 아직도 필자는 지역 내 수 많은 정치인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고 무슨 돈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알고 싶을 따름이다. 현직에 종사하는 관계로 고정수입이 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경제적으로 매우 여유로운 분들은 이에 해당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자식들을 자수성가시켜서 가족 부양의 짐에서 다소 벗어난 분들이나 배우자의 수입이 상당한 경우에는 조금 상황이 나을 것이다. 그런데 이에 해당되지 않거나 이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매년 선거를 치르고 조직을 운영하는 등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과연 그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여러 사회 활동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활동에는 훨씬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그 분들 표현대로 자신보다는 지역만을 위해 일한 관계로 큰 재산을 보유하지 못했다면 그 동안 어떻게 그 많은 비용을 지출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부담할 계획인지도 전혀 알 수 없다. 물론 정치 외의 다른 직업을 통해 그 비용으로 충당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본업에 올인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정치를 본업으로 하면서 부수적인 직업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다. 2019년 하순, 2020년 초순께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서울에 가서 의뢰인 면담을 하고 밤늦게까지 밀린 서면을 작성해야 했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매우 부럽기도 할 뿐 아니라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많은 정치인들은 자신들은 항상 맨 몸으로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들은 하늘에 한 줌 부끄럼 없이 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항상 고생만 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권력과 명예를 위해 자신의 가족 및 가까운 가족들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것 역시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다. 

(최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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