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보다 체내 흡수 어려울 수 있어…일상 회복에 필요"

정부가 다국적 제약사 MSD가 개발 중인 먹는 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구매 협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산 알약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상시험에 진입한 코로나19 치료제 14건 중 4건은 정제, 2건은 캡슐제 등 주사제보다 투약 편의성을 높인 '경구용'(먹는 약)이다.

다만 임상 결과를 공개한 업체 중 후보물질의 효능을 뚜렷하게 내보인 곳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대체로 경증과 중등증 환자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중증 환자에 쓸 약은 나오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환자 이송  연합뉴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로 쓰여온 알약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2·3상을 승인받아 가장 앞서있다. 올해 1월에는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대웅제약은 임상 2a상에서 경증 환자에 호이스타정을 투여했지만, 환자가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을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줄이지는 못했다.

부광약품도 먹는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상 시험을 했으나, 애초 목표로 삼은 '음성 전환자 비율'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MSD 외에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만든 화이자도 감염 초기 환자의 치료를 위한 알약 형태 항바이러스제(PF-07321332)의 초기 임상시험에 뛰어들었다.

화이자는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이 치료제의 사용 승인을 받아 연말까지 미국 전역에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원석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약물을 직접 혈관에 주입하는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 치료제는 투여 시 소화기관에서 위산에 녹아 분해될 수도 있고 흡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입원 없이도 의사의 처방을 받아 선제로 약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코로나19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우선 전달 방법과 관계없이 효능 있는 약물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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