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고래문화특구·울산대공원·삼호대숲 등
직접 체험하고 행정에 ‘피드백’ 계기 됐으면
시민 만족도↑‘관광도시 남구’ 자리매김 기대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얼마 전, 우리 구를 방문한 손님에게 ‘울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관광정책에 반영할 목적으로 던진 질문이었기에 ‘산업수도’, ‘태화강’, ‘고래’ 와 같은 답변을 예상했지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바로 뉴스에서 본 여름휴가로 도시 전체가 텅 빈 모습이 생각난다고 했다. 자동차와 조선, 화학 등 지역에 위치한 대기업들의 휴가 일정인 7말8초에 맞춰 관련 중소기업과 주변 상인들까지 함께 휴가를 가는 광경이 그에겐 인상 깊은 모습으로 남았던 것이다. 

그간 울산 시민의 여름휴가는 도심을 떠나 각 기업이 운영하는 휴양소나 해외여행, 전국 유명 피서지 등에 집중됐다. 초특가 항공권과 숙박권을 통해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더 자주 가고 신혼여행은 해외 유명 휴양도시로 가는 게 당연한 것으로 통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인 지금은 꿈만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코로나 블루 때문에 언제까지 시민들이 집콕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1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상황에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참고 애쓰며 견뎌 온 많은 분들이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여름,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우리 울산 남구에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길 여러분께 제안한다. 

먼저 문화 관람을 즐기고 싶은 분에게는 장생포문화창고를 추천하고 싶다. 올해 6월 새롭게 문을 연 문화복합공간인 이곳은 기차역을 리모델링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과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지난 1973년 지어진 세창냉동창고를 개조해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아 재탄생 시킨 곳이다. 8월까지 숲속을 주제로 한 ‘숲으로의 초대전’이 열리며 바다를 바라보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 등 휴식공간도 마련돼 있다.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장생포아트스테이와 창작스튜디오131에서도 아트클래스와 옥상극장, 지역작가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어 일정을 확인해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 

바다를 느끼며 다양한 탈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장생포고래문화특구가 있다. 고래문화마을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모노레일과 바다 위를 가르며 고래를 만날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뿐 아니라 주말이라면 태화강역에서 이곳을 순환하며 맞춤형 관광해설사의 해설과 함께하는 808번 관광수소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고래빵과 고래아이스크림 같은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심 속 공원을 산책하며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에겐 국내 최대 규모 도심공원인 울산대공원과 아름다운 호수를 품고 있는 선암호수공원, 도심을 아우르는 산책로인 솔마루길이 제격이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그늘뿐 아니라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각종 놀이터와 체험시설이 마련돼 있다. 

그리고 태화강 전망대와 은하수다리가 위치한 삼호대숲과 태화강 동굴피아도 무더위를 피해 여름밤 야경 인증샷 명소로 안성맞춤이다.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바비큐와 삼겹살 파티가 가능한 문수힐링피크닉장에서는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며 여름날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언젠가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울산은 재미가 없는 도시라는 뜻인 ‘노잼도시’로 통한다고 한다. 이러한 ‘노잼도시’라는 표현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하지만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서울과 같은 수도권과 비교한다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한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스스로도 그동안 울산이 가진 가치를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 휴가기간, 시민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직접 체험하고 좋은 점과 아쉬웠던 부분을 행정에서 피드백을 받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 같은 솔직한 목소리를 담아 우리 남구의 관광정책에 반영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시민들이 만족하고 관광객들이 머물며 다시 찾는 울산관광의 중심으로 남구가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 역시 이번 휴가는 우리 동네 울산 남구에서 보낼 계획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