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방영 예정인 ‘오징어게임’

웹 예능 ‘머니게임’ 이어 잇따라 선봬
경쟁 만능주의 등 영향 몰입도 높아  

예능의 주요 장르가 된 서바이벌은 이제 단순히 데뷔를 위한 오디션을 넘어 생존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유튜브를 뒤흔든 웹 예능 ‘머니게임'에 이어 MBC가 제작 중이라는 ‘피의 게임',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까지. 최근 콘텐츠 업계는 무한 생존게임에 빠졌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방송한 ‘머니게임'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밀폐된 공간 속 약 4억8,000만원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담았다. 의사소통도 안 되는 상황에서 끝까지 버텨 승리한 사람에게 남은 상금을 분배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물건을 사면 100배 비싼 가격으로 총상금에서 차감되니 행동 하나하나에 서로 민감하게 되고 서로의 ‘바닥'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포맷이었다.
실제로 ‘머니게임'은 방송 기간 끊임없이 논란이 불거졌다. 포맷 자체의 가학성과 폭력성은 물론 콘텐츠 안에서 틀어진 참가자들의 관계가 카메라 밖에서도 표출되면서 폭로전이 난무했다.
웹예능 ‘머니게임'의 기획자인 유튜버 진용진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피의 게임' 역시 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돈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예능이다.
기존 서바이벌과는 차별화된 룰 설계를 바탕으로 플레이어들의 치열한 지략과 심리전을 펼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제작진 기획 의도이지만 알려진 포맷대로라면 ‘머니게임' 못지않게 인간의 악한 면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아이돌 오디션도 야생 서바이벌을 표방하는 사례가 생겼다. 오는 9월 MBC에서 선보일 ‘극한데뷔 야생돌'은 연습생들이 야생에서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는 콘셉트다. 자연을 느끼며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기 위한 취지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넷플릭스도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이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다음 달 17일 선보일 예정이다.
극 중 걸린 상금이 456억 원인 만큼 충격, 경악, 사투의 연속인 장면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고편에서 참가자들이 막대한 상금의 대가를 깨닫고 아비규환이 된 장면이 압권이다. 주연으로는 이정재와 박해수가 나서 기대를 모은다.
이전에도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있었다. 멀게는 드라마 ‘라이어 게임'부터 가깝게는 ‘강철부대'까지 세부 장르도 다양했다. 하지만 그 극단성이 한결 강렬해졌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보인다.
방송가와 시청자가 생존게임에 몰입하게 된 배경으로는 ‘경쟁 만능주의'가 꼽히기도 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같은 재난적 상황이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끌어냈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21일 “외딴곳에 들어가서 특정한 원칙을 정해놓고 그 룰대로 사람들을 하나씩 폐각(廢却)시키는 형태의 게임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마지막 자극성의 가장 끝에 도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존 서바이벌은 서구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경쟁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을 갖춘 국가에서는 쉽사리 시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서바이벌 장르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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