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소연. 연합뉴스

27년차 배우 ‘김소연’ 광기 어린 연기력으로 매회 화제되기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우수연기상…데뷔이래 최고 전성기
“처참한 결말에 굉장히 만족…‘미쳐보자’라는 마음으로 연기”

“시즌 3까지 다 오고 보니까 ‘펜트하우스' 최고 악역은 저인 것 같아요. (웃음)”
지상파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준 SBS TV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주연배우 김소연(41)이 자신이 연기한 천서진을 최고의 악역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두가 천서진의 악행을 뭐라 해도 나만큼은 이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연기하자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오윤희(유진 분)를 죽음으로 몰았던 절벽 장면, 로건 리(박은석)에게 뜨거운 물을 붓는 장면에서는 천서진이 너무 미웠다”고 토로했다.
천서진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결말에 대해서는 “악행이 너무 심해서 처참한 결말이 있겠지 늘 생각했다”며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프리마돈나의 영예, 청아 재단 이사장, 펜트하우스의 최상층, 그리고 딸 하은별(최예빈)의 성공 등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여러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붙인 천서진은 ‘용서할 수 없는 악녀'이지만, 김소연의 연기가 더해지면서 시즌이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됐다.
김소연은 “천서진의 처절함을 안타깝게 보시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주신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아버지를 계단에서 밀쳐 살해한 뒤 돌아온 집에서 광기에 어린 채 피아노를 연주하던 모습 등 그의 연기는 매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매회 아니 매 장면이 너무너무 두렵고 힘들었다”며 “내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천서진이 화도 많이 내고 울기도 많이 울어서 어떻게 강약조절해야 할까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지금 생각하면 그 힘든 걸 어떻게 해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의 후련함이 저에겐 너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런 장면을 연기할 순간들이 내 인생에 몇 번이나 될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정말 (주먹을) 불끈 쥐고 했었죠.”
김소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으며 데뷔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상예술대상은 제 인생에서 정말 엄청난 일이라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떨려요. 사실 지금 저한테 일어나는 일들이 다 믿기지 않아요. 실감도 안 나고 내가 이렇게까지 모든 걸 받아도 되나 생각도 들고요. 솔직히 지금은 행복하다기보다는 조금 불안한 마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덤덤하게 받아들이면서 이 순간들에 취하지 말고 본업인 연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저 스스로 주입하고 있어요.”
‘펜트하우스'가 시즌 3까지 오게 될 줄 몰랐다고 밝힌 그는 “시즌 3에서는 대본을 읽는데 정말 몰입이 쉽게 되는 거예요. 촬영이 아닌데도 울컥울컥하기도 했죠. 촬영이 끝나면 굉장히 후련하고 시원할 줄 알았는데 자꾸 그리워져요. 천서진이라는 역할에 제가 많이 빠져있었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중학생 어린 나이에 데뷔해 어느덧 데뷔 27년 차에 접어든 김소연은 배우 생활의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드라마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 ‘펜트하우스'를 꼽았다.
“1등은 ‘아이리스' 같아요. 부끄럽지만 그전까지는 작품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 수 있을까' 철부지 같은 생각을 했는데 처음으로 정신을 차리고 했던 작품이거든요. (웃음) ‘검사 프린세스'는 ‘내가 로맨틱코미디를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깨 준 특별한 작품이에요. 마지막 하나는 ‘펜트하우스'가 될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큰 포부 없이 안주하는 느낌이 좀 있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이를 악물고 ‘미쳐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죠.”
천서진 캐릭터와 상반된 순박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예능 러브콜을 받기도 한 그는 “그냥 제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예능에 임했는데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예능은 계속 나의 짝사랑”이라며 연예계 대표 ‘4차원 스타'다운 답을 내놨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