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게 용서 밖에 없는 밤

달빛은 유난히 밝아서

지난 죄를 찾기에 적당했다

그늘에 든 빛이

어둠을 향해 바스라졌고

우리도 쉽게 무너져갔다

피곤해지기 싫어서라고 했지만

실은 용서 밖에 가진 게 없어서

가진 것 없는 밤을 걷기만 했다

바람은 조금 차가웠고

우리는 용서를 앞에 두고 쓸쓸해졌다



글=이인호 사진=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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