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하 극작가·연출  
 

 

# K형, 오늘은 신 처용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처용가면 처용가지 신 처용가? 라고 의문을 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용설화는 신라 헌강왕 6년 서력 879년의 설화로 삼국유사 처용랑 망해사편에 수록되어있습니다. 희랍신화의 포세이돈이 가상의 인물이듯 처용설화에 등장하는 동해용왕이 허구의 인물임을 아실 것입니다. 처용설화는 설화입니다. 있지 아니한 일에 대하여 사실처럼 재미있게 꾸며 낸 이야기이며 세계의 어느 곳이던 그 민족에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을 이르는 말이 설화입니다. 설화는 고대 희랍 로마신화처럼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처용설화는 설화입니다. 당연하고도 진부한 이야기를 길게 풀어 놓는 것은 팩트와 픽션의 경계를 혼동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 K형, 처용무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처용설화의 발상지인 울산은 자랑스러워 할 일입니다. 처용무는 처용의 가면을 쓰고 추는 무용을 말합니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처용무는 최소 1100년이 넘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용무를 발전시킨 왕은 조선시대 세종대왕입니다. 세종대왕은 악학궤범에 처용무의 형식과 음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 K형, 이제는 논란의 처용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서라벌에서 역신이 처용의 아내를 범하는 사건은 사실적 표현이 아니라 추상적, 상징적 은유적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역신은 처용 앞에 무릎 꿇고 이후로 처용의 모습을 그린 문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데, 역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존재, 또는 사람에게 질병을 전파하거나 나쁜 무리들의 상징이라 생각합니다. 역신을 사람으로 보면 처용설화의 구조가 성립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처용가는 향가입니다. 문학적 표현입니다. 처용 관련 논문만 몇 백편이 있습니다. 처용, 역신 이들의 정체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용의 정체에 대해 울산 개운포 호족, 용신, 화랑, 무당, 이슬람 상인설 등이 있는 것입니다.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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