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고 싶다면 추운 날을 선택하라.” 책 「 따뜻한 인간의 탄생」 에서의 조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매물로 나온 집을 한층 더 집다운 집으로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기꺼이 매매 계약서에 서명한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밝혀졌다.
집의 난방 온도를 높이고 조명 등을 켜는 등 따뜻한 실내환경을 만드니 집이 더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한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염없는 늦더위 끝에 겨우 가을이 왔는가 했다. 10월 둘째 주말을 맞아 갑작스러운 가을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가 되고 평년 기온보다 3도 넘게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번 한파주의보는 시기로 볼 때 2004년 10월 1일에 이어 두번 이른 것이다. 서울의 경우 10월 중순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는 것은 처음이다. 최저기온도 1957년 10월 18일(1도) 이후 64년 만이다. 이같은 10월 한파의 원인은 북서쪽 시베리아 상공의 영하 25도 이하의 찬 공기가 내려와 마치 한겨울 추위처럼 느껴진다. 
바람이 차가워지고 잎이 물들고, 낙엽이 지고, 또 맑은 날과 가을비 내리는 날에는 더 계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가을비가 내리고 나면, 차가운 대륙성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기온도 떨어진다. 그래서 ‘가을비는 내복 한벌’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 몸의 체온은 변화하는 계절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하루 사이에, 하루 동안에도 급격히 변하는 기온에 맞춰 일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겪는다. 체온이 1°C 낮아지면 몸의 면역력은 약 30% 떨어진다고 한다. 
옷장에서 주섬주섬 두꺼운 옷들을 챙기다 보니 어제만 같았던 지난 가을과 겨울의 기억이 사나브로 떠오른다. 가을의 시간은 젊음의 세계와 늙음의 세계가 함께 흐르는 것 같다. 풍요와 쇠락, 거둠과 소실이 함께 보인다. 하지만 열매를 거둘 겨를도 없이 겨울로 쫓겨 가고 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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