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화 시인  
 

간장독을 연다 장을 뜨려는 순간, 엄마다

-엄마!

내 입술이 떨리고 엄마 빙그레 웃으시는 입술에 마른댓잎 하나 떨어지고



-저승에서도 아들을 좋아해요? 고등어 몸통은 아들주고 딸에겐 대가리만 주는가요?

엄마 이마에 또 하나 댓잎 날아들고



-엄마!

만삭의 딸 영경이 나를 부르는 소리, 엄마 사라지고 나, 간장독 안으로 들어서고



<매일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아버지의 바다』 『겨울염전』 『뻥튀기 뻥야』. 제29회 성파시조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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