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신문 4개지, 중앙지 조·석간 4개지. 하루에 읽고 있는 신문이 여덟가지다. 10월 18일자 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피플면 부음란에 실린 세상을 떠난 분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1970년 초대 울산공대 학장으로 부임한 후 1985년 종합대 승격 후 울산대 초대 총장까지 역임한 이관(李寬) 박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1979년 중앙일보 시절 총장실에서 인터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영국 학계와 제휴해 울산의 첫 공과대학을 이끌던 온화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영국 리버풀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당시 국내에선 드문 핵(核)공학자였다.
국내 ‘1호 골프 기자’ 최영정(崔永定) 골프 칼럼니스트가 15일 오후 7시 30분 세상을 떠나셨다. 향년 90세. 고인은 국진가라테 창시자 최배달(본명 최영의) 선생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195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전국에 골프장이 10개 정도밖에 안 되던 1967년부터 골프전문기자로 활약했다. 
김영삼 정부 초대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금융실명제 도입을 주도한 이경식 전 부총리가 15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향년 88세. 외환위기 후 1997년 12월 3일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합의문 서명 때 한은 총재였다. YS의 치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금융실명제를 이끈 경제 관료였다.
영화 ‘아름다운 악녀’(1958년)와 ‘김약국의 딸들’(1963년) 등에 출연한 1950~60년대 인기 여배우 최지희(본명 김경자)씨가 17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1960년대 그는 개성파 여배우였다. 그러나 부음기사에 유족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일본 영화 「원더풀 라이프」 를 보면 사람이 죽은 뒤 일주일간 머무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생전 가장 좋았던 추억 하나만 기억해 선택하면 영상으로 그 추억을 보여주고 그 아름다운 추억만 가슴에 안고 저세상으로 간다. 좋았던 추억이 선뜻 생각나지 않아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는 사자(死者)도 종종 있다. 생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면 저승길도 즐거울 수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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