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가벼운 바람을 타고 낙하산 부대처럼 민들레 씨들이 하얀 깃털을 펼치고 날아온다. 민들레는 장미나 난초처럼 귀중하게 모셔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제힘으로 넓은 영토를 끊임없이 개척해서 제 스스로 퍼져나가는 홀씨의 힘을 얻게 된듯하다.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집권당인 국민의힘에 친윤계 의원들이 ‘민들레’(민심을 들어볼래)라는 모임을 결성해 국민의힘 판 ‘하나회’란 비아냥이 쏟아졌다. 민들레는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정책 설명을 듣고 민심을 전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그런 기능은 이미 ‘당·정·대’란 공식 협의체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친문계 의원들이 ‘순수한 친목 모임’이라며 ‘부엉이’ 모임을 만들자 "처음엔 다 그렇게 시작했다가 당권 잡고 당직 나누기 계파가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부엉이’ 같은 친문계 사조직이 활개를 치면서 청와대 거수기가 된 끝에 정권을 잃고 말았다.
 ‘민들레’ 모임이 이름을 바꿔 순수공부 모임 형태로 재추진된다고 한다. 이래저래 민들레 결성은 명분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파정치는 안된다"고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수박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수박을 손으로 두드리자  ‘통통’ 경쾌한 소리 대신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재배농은 "또 ‘피수박’이네"라며 고개를 가로져었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이 물러 팔 수 없는 수박이다. 가뭄과 더위에 설익어 버렸기 때문이다. 
 올여름 민주당이 또다시 ‘수박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거론한 의원에게 강성 이재명 지지자들로부터 "수박"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수박은 ‘겉은 푸르면서(더불어민주당) 속은 빨갛다(국민의힘)’는 뜻으로 쓰는 표현이다. 한국의 빨간색과 파란색은 갈등의 상징이 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색깔 입히기 경쟁을 보는 듯 불편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박’ 같은 단어를 쓰시는 분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올여름 가격이 크게 뛰어 먹기가 부담스러운 데다 정치권의 ‘수박 논쟁’이 신경을 돋운다. 겉과 속이 다른 수박이 정치적 수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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