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시장 ‘시민과의 대화’]

먹고 사는 문제 잘 돌보는 것이 행정 근본
부울경 특별연합, 부산 빨대효과에 제동
기업 유치위해 정부에 GB 해제 요구 등
높이 평가해줘 직무수행 ‘우등상’ 받은 듯
시민 잘먹고 잘살수 있는 기반 마련 최선 

"우리 울산시민들 '등 따시고 배 부르게' 만드는기 시장 할 일 아잉교?"
거대담론이 아니었다. 김두겸 시장은 취임 100일 기념으로 마련한 토크쇼 '시민과의 대화'에서 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을 꼽았다.
무항산무항심.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가지기 어렵다는 뜻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잘 돌보는 게 행정의 근본이라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강조한거다.
김 시장은 마침 울산공업센터 지정 60주년을 맞은 올해 민선 8기가 출범한 만큼, 앞으로 60년간 '울산을 다시 울산답게' 만들 미래의 씨앗을 임기 동안 잘 뿌려 제2산업수도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비젼도 제시했다.<표참조>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아래는 시민이 묻고 김 시장이 대답한 내용.

# 삼성 이재용 부회장 바짓가랭이도 붙잡자
- 인구증가는 울산의 시급 과제다. 그러자면 일자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공장을 울산에 유치했다는 뉴스를 보고 '현대그룹 회장의 바짓가랭이를 얼마나 붙잡았겠나'라는 생각에 감동했다. 내친김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바짓가랭이도 잡아 삼성을 유치할 계획은 없는지.(박순태씨·남구 신정3동)
▶ 지당한 말씀이다. 먹고 살 꺼리가 있으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 인구는 행정을 잘하고 잘 못하고의 잣대가 된다. 도시 전문가가 말하길, 인구 180만~230만 정도면 내수시장이 형성돼 안정적인 도시관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울산의 인구는 수년째 감소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체제로 가면 부산으로 빨대효과가 쏠릴 수밖에 없다.
삼성같은 대기업은 울산이 아니라 어느 도시든 유치하고 싶어한다. 다만, 제조업은 울산의 강점이긴 하나 인력풀이 조선·자동차·석유화학 같은 전통주력산업에 집중돼 삼성 반도체를 유치할 만한 기반은 취약한 게 현실이다. 다만, 고려아연에서 미래 이차전지 개발에 2조원 정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차전지가 곧 배터리라는 점에서 울산은 삼성이 아니더라도 관련 산업을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

# 웃다가 쓰러지는 꿀잼도시 울산
- 울산은 산업도시인 만큼 환경 문제에 신경써달라. 아울러 꿀잼도시는 어떻게 조성할 계획인지(이동해씨·남구 야음동)
▶ 현재 울산의 대기질은 7대 도시에 뒤쳐지지 않는다. 다만, 석유화학공단의 특성상 악취 문제 만큼은 아직 완전히 잡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내년에 울산시에 '대기과'를 신설해 환경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꿀잼도시도 언급하셨는데 내년에 세계적 전문가그룹인 '문화위원회'를 발족해 울산에만 오면 웃다가 배아파 쓰러지는 분들이 나올 수 있을 정도의 꿀잼 콘텐츠를 만들어보겠다. 아울러 태화강과 연계한 국내 최대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고 현재 용역 중이다.

# 직무수행평가 '만년 꼴찌 탈출' 감격
- 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만년 꼴등이던 울산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광역시 1등, 전체 3등'의 성적을 냈다. 축하드린다. 예전엔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동이 튼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엔 포항 호미곶이 일출명소로 뜨고 있다. 간절곶 홍보를 강화해 울산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전국에 알려달라. 또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도 빨리 운행됐으면 좋겠다(권오룡씨·울주군)
▶ 제가 첫 평가에선 광역시 1등, 전체 3등이었다가 두번째 평가에선 광역시 1등, 전체 2등으로 성적이 또 올랐다. 전국 단체장들이 말하길 전남은 선거에서 지지율 98%이고, 경북은 92%여서 이길 수 없는 도시라고 하더라. 울산은 이번에 운이 좋아서 우등상을 받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등수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요인이 작용했나 하는 부분 아니겠나. 단체장은 시민들 잘 먹고 잘 살수 있는 행정을 펴는게 중요하다. 취임 후 부산으로의 빨대 효과를 우려해 '부울경 틀별연합' 추진에 제동을 걸었고, 울산 시민들의 맑은물 마실 권리를 포기할 순 없기에 최악의 경우 '반구대암각화 유네스코등재 보류'라는 배수의 진을 쳤다. 또 기업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요구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을 울산에 유치할 수 있었다. 아마도 시민 여러분들이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다.
간절곶은 인위적인 홍보 보다는 주변에 문화·관광 여건을 더 잘 갖춰 일출 명소로 재조명하는 동시에 스토리텔링도 하겠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도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 별명 부자...'겸두'·'불도저'·'금두꺼비'
이날 사회자는 김 시장에게 "별명이 여러개더라. 귀여운 두겸이라는 뜻의 '겸두', 한번 결심한 일은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의미의 '불도저'가 있는데 뭐가 마음에 드나"라고 질문했다.
이 때 시민과의 대화 무대에 울산 홍보대사 자격으로 함께 선 코미디언 이용식씨가 "김 시장과 오랜 세월 형님·동생으로 지내왔는데 제가 듣기론 남구청장 재임시절 공무원들로부터 '두꺼비'라는 별명으로 회자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김 시장은 "두꺼비는 재산과 자손을 상징하지 않나. 과거 남구청장 선거 때 '제가 당선되면 집집마다 금두꺼비 하나씩 장만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금두꺼비'다. 일반 두꺼비와는 다르다"며 자신의 정치철학인 '무항산무항심'으로 이날의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한편 이날 시민과의 대화는 정해진 형식이나 사전에 준비된 질문이 아닌 시민의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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