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이상수도를 이용해 지하수를 사용하는 울산 북구 중산동의 한 빌라. 간이상수도를 통해 나오는 물에 석회질이 섞인 물이 낮은 수압으로 나오고 있다. 북구청 민원 제보  
 

간이상수도를 이용해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울산 북구의 한 빌라에서 최근 수질 및 수압 문제로 상수도 개설을 추진했지만 사유지 확보에 실패하고 주변 협의도 이끌어내지 못해 상수도 개설이 요원해졌다. 최근 울주군 지역 지하수에서 비소가 검출 되는 등 위생문제도 불거지고 있어 빌라 주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4일 울산 북구의 A 빌라. 8세대가 거주하는 이 빌라에서는 최근 석회질 물이 나오고 수압도 현저히 약해져 있다. 이에 주민들은 정수기에 필터를 여러 개 설치해 사용하거나 생수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 같은 고생을 하는 이유는 상수도를 개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주민들의 의지를 벗어난 사안이기 때문이다.
25년여 전 A 빌라 건립 당시 건축주가 토지주로부터 진출입로 확보를 위해 주변부지 매입을 요청했는데, 당시 토지주가 “나중에 진출입로가 필요해 개설을 하게 되면 울산시에 도로부지로 기부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토지주가 타계하면서 지주의 빌라인근 부지가 자녀 9명에게 공동 상속됐다. 이 중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들이 있는데, 이 때문에 부지사용이나 매입 등 을 위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어 자체적으로 상수도 개설이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들은 바로 인접해 있는 B 빌라의 상수도관을 확장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B 빌라 주민 17세대 중 2세대가 반대하며 좌절에 빠졌다.
한 세대는 향후 재개발, 매각 등의 과정에서 확장한 상수도관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는 것이다. 또 한 세대는 오래전 인접한 A 빌라에서 공사 및 차량 진출입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분진 등의 문제로 갈등이 있었고, 다소 앙금이 쌓여 있어 원만한 협의를 해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모든 세대의 동의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상수도 확장도 불가능해 졌다.
A 빌라 주민들은 결국 사유지 문제도 주변 협의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진퇴양난에 빠졌고 상수도 개설에 권한이 없는 북구청에 까지 이 같은 상황을 호소했다.
A 빌라 한 주민은 “물에서 석회가 나오고 소독도 되지 않아 여러 가지 수인성질병에 노출될 우려가 많다”며 “비록 적은 세대지만 북구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을 위해서 이번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청 위생과에서 지난 7월 시행한 중산동 지역 간이상수도 수질 검사에서는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사업소에 따르면 울산 북구의 상수도 보급률은 99.9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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