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영 시인  
 

봄이 되지 못하고



바람의 뼈가 툭툭 불거져 나오는

봄날은

꽃을 봐도 헛헛하고

들에 산에 지천인 쑥을 봐도

울컥 목이 멘다

춘화를 지나온 봄꽃들

시절은 분명 화엄인데

떨기마다 겨울을 품고 있다

일터를 찾지 못해

아직도 봄이 되지 못한 제자 녀석들에게

혹한을 견뎌야 봄이 온다고

되잖은 춘화현상만 지껄이다가

그만 말끝을 놓아 버리는 봄날

(고요한 수평·2019년)



제34회 개천예술제 문학신인상 당선 등단

제1회 박재삼문학상, 제11회 울산문학상, 제7회 울산펜문학상 등 수상

시집 ‘밤새 빚은 그리움으로’, ‘單文이 그리운 날’, ‘이별 없는 시대’, ‘꿰미’, ‘꽃다발 아니고 다발꽃’ ‘고요한 수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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