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렌 정에게 트레일 러닝은 가족을 만들어 줬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줬다. 간월재를 뛰고 있는 로렌 정.  
 
   
 
  ▲ 로렌 정은 영남알프스에서 트레일 러너를 즐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 ‘Why I Run’ 상영이 끝난 후 파타고니아 코리아 마케팅 관계자와 김성은 감독, 어수하 촬영감독이 함께하는 GV가 열렸다.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으로 입양된 로렌 정, 성인이 된 후 한국으로 와 6년째 생활하고 있다.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에게 한국은 너무 낯설었고, 무섭기까지 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돼 준 것은 달리기.
바로 높은 산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이었다.
트레일 러닝은 그에게 가족을 만들어 줬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줬다.
그는 유기견 ‘빌보’와 파트너가 돼 집 근처 산을 매일 뛰어다녔다. 처음엔 힘들어 경사지역은 걸어야 했지만 이내 집 근처산을 한번에 몇바퀴 뛸 만큼 체력을 갖게 됐다. 그러다 어느 날 부상을 입게 됐고 다행히 재활 훈련을 통해 회복했다.
“부상에서 회복되자마자 울주에 있는 영남알프스에 달리러 갔어요. 영남알프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예요. 바위가 많고 구불구불하지만 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억새밭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곳이에요. 전혀 다른 곳에 잇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는 아름다운 곳을 달릴 때마다 환경을 생각한다고 한다.
“기후위기로 인해 아름다운 자연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돼요. 자연을 잘 보존해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오래오래 함께 했으면 해요”
로렌 정은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환경정책을 만드는 것.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간다면 앞으로도 모험과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지난 2일 개막해 폐막 사흘을 앞두고 있는 제6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지난 5일 오후 알프스시네마2관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 코리아가 트레일 러너들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Why I Run’을 상영했다.
‘Why I Run’에서는 미국 입양아 로렌 정을 비롯해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4인의 트레일 러너들의 일상과 함께 아름답지만 때론 거칠고 험준한 자연에서의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담아냈다.
이 중 로렌 정에게는 영남알프스가 입양아로서 낯설기만 한 한국 생활에 위안을 주고, 자연을 존중하며 환경정책을 만들겠다는 삶의 목표를 만들어줬다.
로렌 정의 영상은 간월재의 아름다운 억새평원을 달리면서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날 상영이 끝난 후 파타고니아 코리아 마케팅 관계자와 김성은 감독, 어수하 촬영감독이 함께하는 GV가 열렸다.
관람객 김형태(울산 남구)씨는 “고헌산 등반 후 영화제에 들렀다가 최고의 작품을 만났다”며 “평소 트레일 러닝을 하며 해외 선수들의 영상만 접했는데 국내 러너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 감동적이었으며, 동료들과 꼭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은 감독은 “같이 달리며 호흡하는 느낌으로, 또 자신과 싸우며 왜 달리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과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정진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한국 특히 울산 울주에서 촬영한데다, 대부분의 산악관련 다큐들이 기록갱신을 다루는 반면 이 작품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 철학을 담고 있어 주목할 만 하다”라고 말했다.
영상은 9분 남짓으로 유튜브에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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