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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디지털 전환기 노동시장에서의 젠더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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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
  • 승인 2021.04.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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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에 젠더 불평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성별영향평가 등 지속 실시로 조금씩 해소를
전통관념 타파와 함께 제도적 지원 이뤄져야

 

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와 차별의 문제는 임금 격차, 여성 관리자의 대표성 부분 등에서 크게 드러난다. 지역별 성평등 지수를 살펴보면 울산의 경우 특히, 경제활동 부분에서 성평등 지수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저출산 등으로 인구절벽이라는 인구감소 현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여성인력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있지만 여전히 여성 노동과 관련한 성인지 감수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디지털 전환기의 여성일자리’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여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의하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변화는 전 산업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고, 이미 디지털 기술이 노동, 경제, 교육 등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미래 산업의 변화에서 성평등한 노동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합의를 통해 제도를 발달시켜 나가는 것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큰 변화로 드러나는 것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인 긱(gig) 이코노미의 등장이다. 긱 이코노미는 기존 고용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존의 노동시장과 방식이 맞지 않아 새로운 사회적 보호체계의 모형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노동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젠더 불평등은 더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여성의 고용과 일자리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반면, 오히려 노동시장에서 성별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그 이유로는 새로운 기술인 데이터 및 AI, 공학,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남성에 비해 극히 낮으며,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여성 인력풀도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원인으로는 여성의 가사노동과 양육의 책임정도에 따라서도 성별 격차가 여전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양육 및 가사노동의 책임을 남성보다 높게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계약직,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형태의 긱 노동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따라서 디지털 산업으로 변화하고 온라인을 통한 노동시장이 열릴수록 성별 역할 차이와 여성이 저임금 직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디지털 전환기에서도 기존의 노동시장에서 나타나는 젠더 불평등은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여성이 부담하고 있는 가사 노동과 양육의 책임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미래 디지털 전환기의 노동시장에서의 젠더 불평등 해소를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긱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보호체계를 강화시켜야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긱 노동은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출현한 노동이다. 특히, 초단시간(주당 15시간 미만 노동) 취업자 중 60% 이상이 여성취업자임을 알 수 있다. 긱 경제의 확산은 노동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어 전업주부나 은퇴자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근로형태에 대한 사회적 보호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긱 노동자들의 4대 보험 적용 및 산재보험의 의무화와 확산이 필요하며, 여성의 경우 산전후휴가 및 육아휴직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디지털 전환기에서 확대되는 온디맨드 플랫폼 기반 기업 및 근로자 대상 정책의 성별영향평가 도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종사자들의 성별 통계자료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별 통계자료 구축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하여 노동시장에서의 젠더불평등을 해소해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 돌봄노동 및 가사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인정을 보장하는 공적 체계 구축과 성별에 따른 전통적인 고정관념 타파가 절실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여성들은 돌봄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었고, 근로자들의 삶에서 일‧생활 균형 제도 활용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유급 가족돌봄 휴가 및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과 확대, 안정적인 공공 돌봄 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개선과 함께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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