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인간의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곳, 인도의 바라나시는 힌두교 신자의 종착지로 알려져 있다. 바라나시는 갠지스강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인도에서 가장 신성한 강으로 3000년 긴 역사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갠지스강의 풍경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가트라고 불리는 계단을 따라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세속의 삶이 순환된다고 여기는 힌두교는 전생에 지은 카르마(業·업)에 따라 현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기 위해 갠지스강에 시신을 화장해 장례를 치른다. 사망 후 24시간 내에 장례를 치러야 하니 임종을 앞두고 머물기 위한 곳이 바라나시다. 
요즘 인도는 갠지스강뿐 아니라 거리 곳곳이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장으로 변해 죽음의 도시가 됐다.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0만명, 누적 확진자가 1,955만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는 21만명을 돌파해 통제 불능 국가가 됐다. 
끝내 인도체류 우리교민 1만여명 가운데 누적 확진자가 128명으로 집계됐다. 대사관은 확진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지옥’ 인도의 상황은 14억명에 육박하는 인구 밀집 거주와 빈곤, 열악한 위생환경과 의료체계가 근본 원인이다. 하지만 최근 2차 대유행은 모디 총리의 실패한 코로나 리더십 때문이다.
코로나19를 통제하에 두고 있다는 자만과 안이한 대응이 ‘생지옥’으로 몰았다. 모디 총리는 지난 지방선거 유세 때 ‘노 마스크’로 참석, “이렇게 많은 군중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떠벌렸다. 안이한 인식은 백신 최대 생산국이라는 인도에서 정작 접종률 10%대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K-방역 성과 홍보에만 치중하다 백신 물량확보 전쟁에서 뒤진 문재인 정부와 묘하게 닮았다. 
이 시각에도 갠지스강에는 다비를 마친 시신이 떠내려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화장행렬은 펜데믹 생지옥이 결코 ‘전생의 카르마’ 때문만은 아니라고 소리치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