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군도 31호선 두동로 허고개(지지고개) 선형개량공사 위치도. (울주군 제공)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을 쓴 울산 울주군 허고개(지지고개)의 우회도로가 건설된다.

11일 울주군은 범서읍과 두동면을 잇는 신규 도로 등을 개설하기 위한 기본·실시설계용역을 발주했다. 신규 도로는 울산외곽순환도로와 두동 공공타운하우스, 선바위 공공주택지구를 차례로 연결하는 도로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 범서읍과 두동면을 오가는 도로는 군도 31호선인 ‘두동로’가 사실상 유일하다. 울주군은 범서읍 입암리 일대 선바위 공공주택지구, 두동의 공공타운하우스 등 여러 도시개발사업이 계획돼 있는 만큼 이 일대 교통량도 크게 늘 수밖에 없는데, 이들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새로운 도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선바위휴게소 앞 도로의 하루 교통량은 9,400대로 집계됐다.

특히 신설되는 도로는 ‘죽음의 도로’라고 불리는 허고개를 우회할 수 있는 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고개’는 범서읍 중리 지지마을 인근을 지나는 군도 31호선의 굽이진 급경사 구간을 일컫는데, 이 구간에서 교통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죽음의 도로’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 올해도 지난 2월 26일 오전 1시 40분께 범서읍 방면으로 내려오던 승합차가 그대로 버스정류장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허고개 일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9건. 이들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허고개 구간은 경사도가 가파르고, 해가 잘 들지 않는 응달인 지형적 특성까지 겹치면서 빗길 사고나 겨울철 도로 빙판(블랙아이스) 사고 등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울주군은 이 도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굴곡진 도로를 직선화하는 도로 선형개량공사를 진행 중인데, 9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2014년 설계해 2019년 첫 삽을 떴고 올 연말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울주군은 선형개량공사를 준공하더라도 허고개 일대를 완전히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의 굴곡이 줄어들더라도 급경사와 응달이라는 지형적 특성은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이 구간의 도로 확장도 쉽지는 않다.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면 위험한 허고개를 넘지 않을 수 있는데다, 두동면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울산외곽순환도로 두동IC 설치 문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단 기대도 나온다.
울주군은 2억8,500만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기본·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이후 도시개발계획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기본·실시설계용역 범위에는 울산수목원과 대운산 등의 진입도로 개설도 포함돼 있다. 현재 울산수목원 등의 진입도로는 울주군 온양읍 상대마을을 관통하는 도로가 유일한데,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나들이객과 등산객 등의 주·정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울주군은 마을을 관통하지 않는 진입도로를 개설하는 방안도 이번 용역을 통해 검토한다.

울주군 관계자는 “도시개발과 연계해 적기에 도로를 조성하고 장기적으로 도시개발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실시설계용역 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비 공모사업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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