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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낯선 곳에서 엄마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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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
  • 승인 2021.06.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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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

결혼 ‘울산 이주’ 여성, 낯선 타지서 임신·출산 등 ‘부담’
사회적거리두기로 공적 돌봄도 힘들어져 ‘나홀로 돌봄’
‘풀뿌리 소모임’ 권유…아이양육 어려움 함께 해결해야

‘Donde voy’라는 뜻은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수봉이란 가수가 티시 이노호사(Tish Hinojosa)가 발표한 곡을 번안해 노래를 불렀다. 애수 어린 곡을 듣고 있노라면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전해져 온다. 나의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인 울산으로 이사를 하고 첫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내가 느꼈던 낯선 타지에서의 막막함을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달래곤 했다. 
울산은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 기회가 많은 지역으로서 고용 여건이 인구 유입을 주도해왔다. 일자리를 찾아 울산으로 유입된 남성과의 결혼으로 울산으로 이주하는 여성들이 많다. 울산이 고향인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으로 다가오는 풍경들이 울산으로 이사 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들에게는 이른 새벽 오토바이 출근 풍경은 낯설기만 하다. 
낯선 환경 속에서 결혼, 임신, 출산 과정은 부모 역할이라는 과업이 결합되면서 여성들의 역할부담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 지역사회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는지의 여부가 안정적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아이 양육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그러나 자신의 원가족과 친인척, 친구나 지인들을 떠나 울산에 정착한 여성들은 낯선 타지에서 홀로 자녀를 양육하며 고립감과 우울증, 소외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도움은 무엇일까? 아이 양육의 문제를 엄마 혼자가 아닌 엄마, 아빠가 공동으로 아이 돌봄을 책임진다면 나 홀로 육아에서 오는 부담으로부터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공적인 돌봄의 보호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울산시에서는 그동안 아이 돌봄의 공공성 확보차원에서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공적영역에서의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과 성평등한 육아 참여를 위한 일과 가정 양립 지원정책을 마련해 실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공적 돌봄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기관들이 문을 닫게 됐고, 이로 인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직접 돌봄과 조부모・친인척을 통한 혈연 돌봄이 급격히 증가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녀 돌봄이 공적 돌봄 체계에서 개별 가정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돌봄의 개별가정 회귀과정에서 조부모, 친인척의 사적인 양육의 비공식적 지지망이 결여된 여성들은 나 홀로 돌봄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나 홀로 돌봄의 부담 때문에 울산이란 낯선 곳에 정착한 여성들은 어렵게 구한 일자리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아이를 온전히 나 홀로 돌보면서 더욱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조사연구에 의하면, 나 홀로 아이를 돌보면서 엄마는 아이 양육에 대한 우울감과 양육 스트레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양육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아동학대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돌봄에 있어서 사적이든, 공적이든 양육의 지지망이 결여된 여성들은 양육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엄마가 느끼는 양육에서의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전가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낯선 곳에서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아이를 양육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내가 울산지역에 이사를 와서 아이를 키우고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된 과정을 되돌아보면 나의 마음을 지지해주고 적극적으로 울산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도와준 소모임이 있었기에 30여 년 이상 울산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나의 경험처럼, 이제 울산이라는 낯선 곳으로 진입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풀뿌리 소모임 참여를 권유하고 싶다. 울산에는 많은 풀뿌리 소모임이 있다.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내 아이의 건강문제 때문에, 아이 양육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보고자 만들어진 소모임이 주변에 많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나 홀로 양육에 지친 엄마들에게 위로가 되고 아직도 울산이 낯선 엄마들에게 울산이라는 곳에 닻을 내릴 수 있도록 지역에서 내 삶의 뿌리가 되는 소모임을 용기 있게 찾아 나서라고 말하고 싶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울산지역 풀뿌리 소모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지역의 풀뿌리 소모임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울산의 모든 엄마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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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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