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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 30년…노(老)기자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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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21.07.18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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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울산매일신문 편집국장 시절이던 김병길 주필의 어느날.

 

라디오→TV→인터넷의 거센 도전에도 살아남은 신문
MZ세대 독자를 포기하면 설자리 영원히 잃을 수도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 특종보도는 라디오뉴스가 차지했다. 당시 라디오의 신속한 보도는 신문을 위협하게 되고, 신문도 속보성이라는 중요한 뉴스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신문은 뉴스 미디어의 왕좌를 지켜내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며 살아남았다. 

뉴스의 역사를 보면 신문이 새로운 미디어에 대해 어떻게 인식했고, 그 결과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또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서 진화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신문은 1920년대 라디오의 등장으로 첫번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라디오 등장 때 신문을 위협할만한 뉴스 미디어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수신기가 부족해서 라디오의 영향력이 적었다. 자체 취재 능력을 못 갖춘 데다 상당수의 신문사들이 라디오 방송국을 함께 경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라디오는 아무런 제재없이 신문기사를 공급받아 그대로 읽는 방식으로 뉴스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문보다 신속하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다는 미디어의 특성 덕분에 뉴스 미디어로 점차 각광받기 시작했다. 
한편 텔레비전(TV)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뉴스미디어가 아니었다. 패션쇼나 영화 시사회를 보여주는 데 치중했다. TV뉴스의 밑거름이 된 것은 1930년에서 1940년대에 발전한 라디오뉴스였다. 취재 인력은 전적으로 라디오 뉴스 제작진들이었고 이들이 TV뉴스 취재팀으로 이동하게 됐다.
TV뉴스가 본격적으로 각광받던 시기는 미국의 1960년대다. 당시 흑백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시민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신문보다 TV를 통해 시위 현장을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TV의 등장은 국내신문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울산매일신문이 조간신문으로 창간됐듯 1993~1994년 석간으로 발행하던 신문들이 조간으로 전환한 것도 저녁 시간 TV뉴스와 경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TV뉴스의 등장은 이처럼 저널리즘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TV뉴스는 동영상과 속보를 통해 신문을 압도했기 때문에 신문은 점차 기획뉴스와 분석 기사를 강화해 나갔다. 또 조사보도와 탐사보도 등 다른 뉴스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사건을 추적해서 신문만의 특종을 보도하는데 주력해야 했다. 물론 신문이 속보성을 완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TV뉴스보다, 또 경쟁지보다 빠르게 자신만의 특종보도를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신문은 ‘정보의 바다’, ‘정보의 보고’라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또 한번의 도전에 직면했다. 인터넷 역시 등장 초기에는 뉴스 미디어로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라디오가 등장했을 때처럼 인터넷이 뉴스미디어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우선 컴퓨터 보급률이 높지 않았고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해서, 영향력 있는 뉴스미디어로 부각될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국제통화기금(IMF)체제는 인터넷뉴스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광고주들은 좀 더 치밀한 광고효과 분석을 통해 대중에게 광고할 수 있는 미디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IMF 당시 인터넷 업계도 어려웠지만 뉴스미디어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또 인터넷 언론들이 사회적 이슈들을 여론화하는 데 성공했던 점이 뉴스미디어로 성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뉴스 생태계에서 뉴스 포털 사이트의 등장이 또 다른 변혁을 불러왔다. 포털의 뉴스 공급은 신문과 방송, 잡지의 다양한 뉴스 콘텐츠를 제공받아 이를 재배치 하면서 온라인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이처럼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독자들이 신문 구독을 중지하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신문구독자가 급감하면서 광고료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여기에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포털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뉴스를 읽는 청년 독자들이 급증했다. 인터넷은 취재 관행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발로 뛰는 사회부 기자들도 매일 아침 인터넷을 체크하고 취재에 나선다. 
신문사들은 종이신문의 생존을 위협하는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종이신문은 그사이 다른 매체와의 차별화로 자신만의 특징을 요구받고 있다. 사람들은 종이신문 독자의 급감을 근거로 종이신문 뉴스가 디지털 뉴스 소비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종이신문에서 온라인 신문으로 곧바로 이주하기보다는 중간지대에 머무는 소비의 하이브리드(hybrid)성향을 보이고 있다. 성급한 온라인화는 오히려 신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기자들이 좀 더 심층적인 뉴스에 파고드는 형식으로 효율성을 기하는 하이브리드 저널리즘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종이신문 성장의 근원적 한계는 영상에 익숙한 MZ세대와의 결별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포기한다면 종이신문은 영원히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종이신문이 다시 독자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사를 파고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독자 정보의 데이터 베이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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