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대기업들 각종 혜택 누릴대로 누린 후 떠나
선출직 공직자 치적 ‘홍보’ 눈멀어…혈세만 줄줄
울산시의회, 먹튀방지 조례제정과 함께 각성해야

 

김진영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는 시민을 대표해서 주민의 혈세를 감시하라고 뽑아 줬다. 

최근 지역 신문에  ‘울산 대기업 먹튀방지 장치 마련하자’라는 기사를 읽고 필자의 평소 생각을 이야기하려 한다. 

필자가 시의원일때 행정사무감사를 하기 위해 조사를 했던 산업단지에 얽힌 기억이 떠올랐다. 

울산시로부터 약32억원에 분양을 받았던 공장 부지를 2년 정도 지나 80억이 넘는 가격으로 매도를 한 사건이었다. 

이것뿐만 아니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거나 드러내지 않았던 많은 기업들이 시세차익을 챙기고 먹고 튀었다. 속칭, 먹튀 기업들이었다. 

기업이 어렵게 기업 활동을 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보다 눈먼 돈 먹고 튀는게 손쉽고 수익률도 좋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을 울산시가 모를리가 있을까.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5년 강동 산하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연계해서 울산시에 자동차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의향서를 제출했다. 시민들 앞에서 자동차박물관 건립을 약속했다. 그래서 울산시와 조합은 환지권리면적보다 더 많은 면적을 제공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아마도 일반인에게 이런 조건에 제공했다면 엄청난 특혜라고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라는 기업이 울산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 때문에 이 같은 혜택은 용인됐다. 기업이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그것이 울산과 시민을 위해서도 좋은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이 같은 시민의 믿음을 저버리고 자동차박물관을 포기했다는 기사를 봤다. 울산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또한 기업이 저지른 대표적 먹튀이다. 

북구 이화일반산업단지 또한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사업 용지로 개발이 됐다. 초고속 산단 승인과 부지제공 등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의 공동부담으로 개발이 됐으나 지금은 현대중공업이 조선경기 불황이라는 이유로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한다. 이 또한 울산시가 부담을 안게되었는데 시의회에서 살펴봐야 하겠다. 

강동에 10여 년도 넘게 지지부진한 롯데 강동리조트도 먹튀의 기회만 엿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도 이런 전철 때문이다. 

기사에 언급된 혁신도시 내 신세계백화점 부지 또한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처음 계획했던 사업에서 많이 빗나가고 있다. 

결국 기업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복지와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윤 챙기기, 이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의 형태를 시민들이 바로 잡아야 한다. 

결국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대기업만 살찌우는 결과를 시민들은 보고 있다. 대기업들은 개발지역에 달콤한 감언이설로 뭔가를 할 듯 현혹하며, 행정기관의 특혜란 특혜는 모두 챙기고, 선출직 공직자들은 큰 사업을 유치했다며 선거용 인기성 발언을 쏟아냈다. 달콤한 사탕이 치아를 망가뜨리는 원인이듯, 이면에는 시민들의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신세계백화점 부지 진행과정을 보면서, 늦었지만 시민들을 우롱하는 먹튀기업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시의회에서는 강력한 먹튀방지 조례제정을 반드시 해야 하고, 먹튀를 한 기업들이 추진한 사업과 과정들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먹튀 기업을 감시하고 추적했던 전직 시의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히 현역 시의원님들에게 분발과 각성을 촉구한다. 

(김진영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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