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력 車·조선·석유화학 경쟁력 유효하지만
미래엔 도시 효율성·경쟁력 없인 살아남지 못해
좋은 기반 바탕으로 경쟁력 제고에 더 앞장서야

 

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산업도시 울산을 있게 한 것은 3대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이다. 그런데 이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을 어떻게 계속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많은 울산시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즉, 현재의 3대 주력산업이 이제는 사양산업으로 쇠락해 조만간 없어지지는 않을까? 그러면 그 이후의 대안은 무엇일까? 라는 점이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 울산의 조건과 현황,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서의 우리나라와 울산의 위치, 그리고 울산의 세계적 경쟁력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먼저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인데, 인구가 116만에 불과해 이정도 규모로는 도저히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도시이고, 3대 주력산업 제품은 국내 내수시장만으로는 유지가 어렵고, 판매량의 대부분을 해외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이다. 

그렇다면 3대 주력산업의 향후 전망은 어떠할까?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은 자동차와 배, 그리고 석유화학제품 없이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디트로이트나 스웨덴의 말뫼가 몰락했던 것은 그 도시들이 세계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에서의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들의 역할과 수요가 효율성이 더 큰 다른 경쟁도시로 옮겨갔기 때문이지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자동차와 배, 석유화학제품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므로 그것을 만드는 공장이 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과 경쟁력이 있는 도시로 이전을 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잃은 기업과 도시는 쇠락하고, 대신에 경쟁력이 있는 기업과 도시는 살아남아서 더 커지고 발전하는 것이다. 말뫼와 일본의 조선산업은 쇠락했지만, 울산과 중국의 조선산업은 더 커진 것이 예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고 인구와 내수시장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체제를 벗어나서는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울산의 산업전략도 울산시의 희망이나 우리나라 경제환경 안에서만 판단할 수 없고, 세계무역 환경과 국제경제 체제안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국제무역은 생산의 효율이 가장 큰 곳에 공장을 지어 제품을 만들어서 타지역의 소비시장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지금까지는 WTO 체제하에서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모든 다국적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이전했지만, 최근 들어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강화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도 공장을 자국이나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다시 옮기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중국의 저임금 때문에 경쟁력을 잃었던 울산도 이제 다시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되찾아 산업도시로서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그러면 앞으로 울산이 3대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투자확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재의 자동차산업이나 조선산업이 사양산업이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동차와 배를 만드는 기술은 발전하고 변화하는 것이므로 그 변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에 앞서가는 기업과 도시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을 하고, 그렇지 못하는 기업과 도시는 쇠락할 것이다. 즉, 3대 주력산업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양기업과 사양도시가 있을 뿐이다. 

둘째, 세계 다른 지역의 공장들과 비교해 생산성이 훨씬 높아야 한다. 이것은 노동생산성의 문제인데 결국은 노사협력이 잘 돼야 가능하다. 광주형 일자리사업이 좋은 사례이다. 

셋째, 울산시 정부는 규제완화에 힘써야 한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에서 글로벌기업들이 빠져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의 중국 정부의 외국인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울산만큼 3대 주력산업의 기반이 잘 돼 있는 곳은 없고, 다른 도시가 이 정도로 갖추려면 적어도 몇 십년은 걸릴 것이다. 이렇게 좋은 기반을 절대로 그대로 두어서는 안되고 현재의 경쟁력을 더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것이 앞으로 울산이 살길이다.

(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