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각 구·군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울주군 '해뜨미', 중구 '울산큰애기', 북구' 쇠부리'의 모습. 울산 북구청 유튜브 캡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홍보 수단으로 많게는 수십억원의 ‘캐릭터’를 만들어 구정을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이처럼 ‘캐릭터’를 도입하는 이유는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주민들에게 가장 쉽고 단순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울산에서도 울산시를 비롯해 5개 구·군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기에 따라 활용도 차이가 크다. 본지는 이번 기획취재에서 타 지자체 캐릭터 활용 사례를 통해 울산지역의 ‘캐릭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너도 나도 '캐릭터' 열풍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242곳의 지방자치단체 중 214곳에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전국 행정구역 현황이 226곳인데, 2년 사이 16개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각 지자체들이 캐릭터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친근감, 흥미 등을 유발해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주민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캐릭터는 각 지역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동·식물, 특산물, 지역이미지, 역사유적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 캐릭터들은 지역의 정책을 비롯해 관광, 축제 등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단순 홍보 수단을 벗어나 친근감을 무기로 지역민과 행정기관의 거리감을 좁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유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그 자체만으로 지역민들의 참여와 정보 공유를 돕는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울산 중구 캐릭터 '울산큰애기'가 지난 5월 열린 '한글도시 울산중구 선포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의 캐릭터 활용 'SNS 집중'
이 같은 지자체의 캐릭터 개발은 2000년도 초반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데, 특히 EBS 공공 캐릭터 ‘펭수’가 큰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또다시 캐릭터 전성시대를 맞았다.
펭수를 뒤이어 지자체에서도 캐릭터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부캐’로 변신, 새로운 하나의 인물로 만들면서, 일부에서는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대면이 줄어들고 비대면이 많아지면서 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에서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인기 캐릭터들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자체 역시 전문적인 SNS 계정 운영을 위해 전문직 종사자를 별도로 채용하기도 하면서 캐릭터 할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는 각종 문서와 홍보물을 포함해, 차량, 명함, 판넬 등에 새겨넣어 자연스럽게 지역에 스며들게 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이로 인해 판매 가능한 상품도 만들어 출시해, 매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매년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만 봐도 지자체 캐릭터 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울산에서도 중구 관광캐릭터 ‘울산큰애기’가 2019년 제2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울산큰애기’는 신(新) 민요이면서 울산을 상징하는 '울산큰애기'를 캐릭터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북구 캐릭터 ‘쇠부리’와 울주군 캐릭터 ‘해뜨미’가 제4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 도전했다.
‘쇠부리’는 달천철장에서 태어나 달천철장의 철과 쇠부리 기술을 활용해 호미를 만들어 수출하는 일을 하고 있는 캐릭터이며, ‘해뜨미’는 ‘해’와 ‘뜨다’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 새해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간절곶의 일출을 형상화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들 역시 모두 지자체 SNS에서 활약을 하면서 각종 홍보뿐만 아니라 주민들과의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울산 북구 캐릭터 '쇠부리'가 구정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울산 북구청 유튜브 캡쳐

 

울산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되고 있는 울산시 대표 캐릭터 '해울이'. 울산시청 홈페이지 캡쳐

#각 지자체 역량과 캐릭터 인기에 따라 나뉘는 운명
하지만 수많은 캐릭터들이 다 돋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캐릭터의 홍수 속에서 지역민들이 존재도 모를 만큼 인지도가 떨어지는 캐릭터도 많다.
펭수가 등장하기 전 그동안 지자체 캐릭터 개발은 지역의 상징적 의미, 즉 디자인 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그렇다 보니 필요할 때마다 캐릭터를 개발해왔다.
일관성 없이 만들어진 캐릭터들은 주민들로 하여금 오히려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했다.
이제 캐릭터는 지역민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모바일 채널 환경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
또 다양한 SNS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노출 돼 잊혀지지 않는 생명력을 갖춰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각 지자체의 역량과 캐릭터의 인기에 따라 활용도 차이가 큰 지자체 ‘캐릭터’.
다음편에서는 타 지자체 캐릭터의 육성과 홍보 우수 사례 혹은 예산만 들이고 제대로 유지, 관리하지 못해 소리소문 없이 자취를 감춘 캐릭터들을 알아보고 울산 지자체의 캐릭터들의 찾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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