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업 생존 필수요인
 정부, 중기 등 ‘ESG’ 실천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많은 기업들 글로벌 시장서 신성장 동력 찾기를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기업이 단기적 이익 추구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못지않게 기업을 둘러싼 여러 환경들(주주·소비자·지역·환경 등)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ESG가 기업경영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의 기업경영이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업의 재무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와 함께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가 생존의 필수요인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4차 산업혁명 못지않게 ESG경영은 앞으로 우리들의 삶에 상당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주었다면 ESG경영은 우리가 눈앞의 성장에만 매달리기 보단 인간다움과 진정성을 담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책임있는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ESG란 용어의 첫 등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2005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6년 유엔이 발표한 책임투자원칙을 통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세계 유수의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 또한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미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한 나라들도 있다. 2020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ESG를 핵심 주제로 논의했고,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도 탄소국경세 제도 도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제 ESG는 기업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될 예정이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우리 기업들도 ESG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기업들은 환경친화적인 기술개발과 탄소중립 실현 등 ESG 경영 실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체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 경영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자 울산의 대표기업인 SK그룹은 2050년까지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력의 100% 조달을 선언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 제네시스에서 출시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나 수소연료전기차로 생산하고 2035년에는 유럽, 2040년에는 국내를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해 2045년부터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했다. 세계적 기업들이 ESG 경영에 몰두하는 것은 친환경에너지가 이제는 단순한 테마가 아닌 기업의 생존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최대의 취업 플랫폼인 잡코리아가 현재 구직활동 중인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ESG 경영 기업 취업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ESG 경영 기업을 우선순위로 지원하고 있다(23.9%)’는 응답과 ‘이왕이면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응답(67.8%)’이 91.7%에 달했다고 한다. ESG 경영은 이제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알더라도 선뜻 투자에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오늘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비용은 분명 큰 부담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할 수 있도록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와 규제 개선, 컨설팅 지원 등 ESG가 규제가 아닌 성장의 기회가 되도록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경영의 뉴 패러다임 실천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 창출의 기회를 찾기를 희망한다.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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