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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울산공항 문제 논의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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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삼건 울산대 명예교수
  • 승인 2021.09.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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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건 울산대 명예교수

송 시장, 울산공항 존폐문제 제기…찬반의견 팽팽
도시발전엔 유리하지만 현 위치는 장애물로 작용
고도제한 때문에 재개발 제한 등 도시발전 막아

활주로 확장도 물리적으로 어려워…소음도 문제
폐지 vs 이전 문제 시민들과 함께 지혜 모아야 할 때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9월 9일에 울산공항 존폐문제를 제기했다. 
연일 매스컴이 이 뉴스를 다루고 있고, 시민들의 찬반의견도 팽팽하다. 
필자는 지금이 울산공항 존폐문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최적의 시기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건설과정을 돌아보면,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와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전격 시행되면서 늘어나는 항공 여객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서 시작된 수도권 신공항 건설논의에서 출발했다. 
이후 약 1년 간의 입지선정 타당성 조사 끝에 1990년 6월에 영종도로 공항입지가 결정됐고, 이로부터 만 11년이 흐른 2001년에 역사적인 인천국제공항 개장을 이끌어냈다. 
한편, 이웃 부산에서는 수도권 신공항 건설이 본격화되자 김해신공항 건설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던 중 2001년에 인천국제공항이 개장하고, 이듬해인 2002년에 129명의 사망자를 낸 김해공항 중국민항기 추락 사고를 겪으면서 신공항 건설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김해신공항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권에 따라 ‘동남권신공항’, ‘영남권신공항’으로 이름이 바뀌고, 공항 입지도 밀양과 가덕도, 김해공항 확장 등으로 표류해 왔다.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올 2월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다. 
이처럼 인천공항과 같이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있어도 공항 건설은 구상에서 완공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고, 특히 김해공항의 경우는 지역사회가 의견을 결집하고 대선 공약에도 빠지지 않았지만 20년 세월이 흘러도 공항 건설을 위한 첫 삽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따라서 울산공항 문제 역시 지금 논의를 시작해도 결코 이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실, 울산 같은 대도시에는 공항이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도시발전에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현재의 울산공항은 시민들이 얻을 수 있는 편익보다 공항을 이전하거나 폐지하는 쪽이 훨씬 크다고 보는데, 가장 큰 이유가 공항입지에 있다. 
1962년에 현재의 울산공항 위치가 결정됐을 때는 울산군 울산읍과 농소면으로, 인가도 거의 없는 넓은 들판이었다. 
그러나 도시계획 결정 후 만 59년, 공항 개장 후 만 51년이 흐른 지금은 공항 일대가 울산광역시의 도심인 중구, 남구, 북구의 인구 밀집지로 변모했다. 
이것이 울산공항이 지금의 자리에서 떠나야 하는 가장 첫 번째이자 결정적인 이유다. 
구체적으로는 항공기 안전을 위한 공항 고도제한 때문인데, 공항 주변 공중에는 수평표면, 원추표면, 진입표면 등 비행기 운항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이 침범해서는 안 되는 보이지 않는 면이 결정돼 있다. 

울산공항의 경우 이·착륙대와 원추표면 등을 제외한 수평표면만 해도 약 70㎢ 정도가 영향을 받는다. 
중구 전체 면적이 37㎢이니 배 가까운 넓은 면적이다. 
이 범위에 속하는 도시지역에는 대략 건축물 최고 높이가 45m를 넘을 수 없으니 일반빌딩 13층 정도가 한계다. 
이 규제는 개인에게는 반영구적인 재산권 침해가 되고 울산시로서는 도시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는 주민 수는 중구민의 40%, 북구 주민의 약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공항 인근의 소음 문제도 반영구적이며, 국가지정 문화재인 병영성은 공항 고도제한 때문에 동문 복원이 무산되기도 했다. 
둘째, 울산공항 입지의 태생적 한계와 그에 따른 낮은 경쟁력이 문제다. 
활주로 길이 2,000m는 중소도시 공항까지 포함한 국내 14개 공항 중 꼴찌다. 
프로펠러기는 몰라도 중형 제트여객기 이·착륙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 때문에 기상이 악화하면 무더기 결항을 피할 수 없는데, 2019년에 보인 결항률 2.6%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제선 취항도, 새로운 국내선 취항도 어렵게 하는 직접적인 이유가 바로 짧은 활주로이지만, 주변이 도시화 되고, 하천이 인접해서 활주로 확장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셋째, 울산의 장거리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미 2010년에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이 영업을 시작했고, 앞으로 1~2년이면 청량리와 부전역을 잇는 준고속철도가 태화강역으로 들어온다. 
기존 경부고속철도도 태화강역과 북울산역이 신경주와 직결돼 그 편의성은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2030 월드엑스포’를 추진 중인 부산시는 법제화된 가덕도 공항을 경남도, 울산시와 함께 밀어붙이고 있다.
올 3월에 최종 보고된 ‘동남권발전계획’ 실행계획에 따르면 대심도 GTX로 태화강역과 가덕도공항을 직결시키고, 동남권 대순환철도가 이를 보완하며, 태화강역과 울산역에 스마트 도심공항터미널이 설치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또 대체 항공 교통수단으로 위그선 도입 구상 등도 밝히고 있어서 울산에서 신공항까지 빠르고 편리한 접근방안이 여럿 담겨 있다. 
넷째, 공항 이전이 반드시 도시발전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위에서 열거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돼서 중구, 북구, 남구 등의 공항 고도제한이 사라지면, 특히 남구 도심의 농수산물시장 이전 부지, 태화강역 일대 등의 재개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전, 혹은 폐지 후 남은 공항 부지는 도심 인근에 위치한 초대형 공공용지이기 때문에 울산의 지속 성장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송철호 시장이 울산공항 존폐문제를 거론한 것은, 결정된 것을 통보한 것이 아니라 논의를 시작하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울산시민은 이제 폐지이든, 이전이든 울산공항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한삼건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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