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고속버스터미널은 한산…"오후부터 붐빌 것"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귀성객 및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공항은 북적였고, 고속도로 통행량도 늘고 있다. 다만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는 아직 한산한 편이다.

이날 오전 9시께 김포공항에는 인파가 몰렸다.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김포공항역부터 국내선 여객터미널 사이 통로에는 형형색색의 캐리어 가방을 끌고 걷는 여행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과일이나 홍삼 등 추석 선물 세트를 들고 걷는 이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여객터미널 2층 탑승 수속장에는 수백명이 몰려 항공권 발권을 대기하고 있었다. 항공사 창구와 셀프 체크인 기기에 모두 줄이 길게 늘어섰다.

현장에서 안내하던 공항 직원은 "추석 연휴 영향도 있지만, 태풍으로 제주행 항공기가 다수 지연됐다가 8시 30분께부터 풀려 대기 줄이 길어졌다"고 했다.

여행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아내·두 아들과 함께 제주 여행을 떠난다는 박승원(38)씨는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은 자주 뵐 수 있어 이번 연휴에는 가족끼리 여행을 가려 한다"며 "사람 몰리는 해변이나 유명 관광지 말고 한적한 곳으로 주로 다니려 한다"고 했다.

서울역은 대체로 한산했다. 열차 대기공간 벤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한 칸씩 공간을 두고 앉은 사람들로 거의 들어찼지만, 그렇다고 자리가 없어 서 있는 사람은 없었다.

오전 9시 25분 출발하는 포항행 KTX를 기다리던 대학생 김도윤(22)씨는 "나와 부모님 모두 백신 접종을 해 마음이 좀 놓인다"며 "코로나 이전과는 명절 분위기가 다르다. 어서 마스크를 벗고 다 같이 호프집에 앉을 날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로 간다는 정준(24)씨는 "군인이던 작년 추석에는 모여있지 말라고 해 생활관 안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전역하고 나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명절에도 가족·친척을 못 보니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은 "어제 오후부터 귀성객이 늘기 시작했다"며 "귀성이 본격화하는 오후부터는 서울역도 붐빌 것"이라고 했다.

반포 고속버스터미널도 썰렁했다. 매표소 앞에는 대기 손님이 거의 없었고, 가족 단위 손님보다는 홀로 이동하는 승객들이 다수였다. 터미널 내 카페와 음식점 등에도 빈 좌석이 더 많았다.

천안행 버스를 기다리던 대학생 이모(25)씨는 "금요일에 수업이 없어 아침 일찍 나왔다"며 "부모님이 서울에 올라오신다고 제안하셨지만, 적은 인원이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아 내려가기로 했다"며 웃었다.

추석 연휴 가정 내 최대 8인 모임이 가능해지면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시민도 있다.

4살 아들과 함께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장모(29)씨는 "시댁은 서울이고 친정이 부산인데, 코로나19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지 1년이 넘었다"며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들만 데리고 다녀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고향을 찾는 방문객은 3천226만명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이동량은 538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추석보다 약 16.4%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추석보다는 약 3.5%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전국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경부고속도로와 수도권 제1순환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정체가 시작됐다.

이날 전국 교통량은 541만대로, 그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8만대가 예상된다.

전국 고속도로는 오전 7∼8시 정체가 시작돼 점차 차량이 증가하면서 오후 6∼7시에 절정에 달했다가, 오후 9∼10시께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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