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0일 오전 중구 울산종합체육관 임시 선별검사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추석 풍경
가족 검사 등 발길 이어져…22일 8,066명 검사 지난 3일 후 최다
간호사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갈 날 기다려”

 

일산해수욕장 밤새 ‘바글바글’ 거리두기 무색…관리 인력 없어
동구 “문제 될 만한 일 없어 미편성…단속 근무자 조정해 대응”

추석 명절 연휴에도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을 지키기 위해 연휴를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역 사각지대를 찾아 술판을 벌이는 등 활개를 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0일 오전 중구 울산종합체육관 임시 선별검사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북적이는 임시 선별검사소, 검사자 수 두번째 ‘최다’

추석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울산 중구 종합운동장 임시 선별검사소는 추석 연휴 귀성길을 앞두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구에 거주 중인 구영수(37)씨는 “자녀가 3명인데 중구에 코로나19가 심해 가족 대표로 검사를 받았다”며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부산으로 모친을 뵈러 갈 계획”이라고 했다.

가족 4명이 단체로 검사를 받으러 온 A(44)씨 역시 “자녀 중 한명이 감기 기운이 있어 다 같이 검사를 받았다”며 “검사 결과를 보고 난 후 주말 남해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경기도에서 울산에 있는 모친을 만나러 왔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았다는 B(60)씨는 “경기도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늦은감이 있는데 출발하기 전 검사 결과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특히 타지역 시민인데도 무료라 좋은 거 같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학교 등교를 앞둔 학생을 비롯해 기숙사에 돌아가야 하는 대학생, 출근을 앞둔 직장인 등 일상 복귀를 앞둔 이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았다.

추석 연휴 기간 선별검사소 검사자 수는 △18일 2,159명 △19일 1,981명 △20일 2,492명 △21일 3,675명 △22일 8,066명으로 집계됐다.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검사자 수는 지난 4월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한 이후로 두번째로 많은 인원이다. 첫번째는 지난 3일 8,862명이다.

종합운동장의 경우 기존 인력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최소 인력 5명이 닷새간의 연휴를 반납한 채 선별검사소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손영희(54·여) 간호사는 “포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이번 명절에 못 갈 것 같다고 하니 하루만이라도 쉴 수 없냐며 서운한 마음을 내비치더라”며 “하지만 나까지 빠지면 최소 인력을 채울 수 없어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선별검사소에 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수고 많다’며 인사 해주시고, 먹을 것도 가져다 주시는 시민들 마음 덕분에 힘을 내서 버틸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동구 일산해수욕장에는 밤새도록 '노마스크 술판'이 벌어졌다.

 

지난 21일 동구 일산해수욕장 곳곳에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여기저기 나딩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 고삐 풀린 채 밤새 ‘노마스크 술판’ 관리 인력은 ‘0명’

의료진들이 추석 명절 연휴 기간에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도심 일부에서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밤새 술판을 벌이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일삼는 모습이 목격돼 시민들이 분노했다.

추석을 맞아 부모님이 계신 동구에 방문했던 C(40)씨는 21일 오후 11시 30분께 보름달을 보기 위해 일산해수욕장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밤새도록 환하게 켜진 조명 아래 해변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다닥다닥 붙은 채 ‘노마스크 술판’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는데 서로 다른 일행끼리 술 마시다 자연스럽게 합석하는 모습까지 보니 굉장히 불안했다”며 “저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변이도 심한 요즘 집단감염으로 번지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상황이 너무 심각한 것 같아 경찰에 신고했더니 관할이 아니라며 동구청으로 넘겼다”며 “동구청은 ‘나가는 보겠다’는 미적지근한 답변을 해 ‘관리 인력이 없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날 오전에 다시 일산해수욕장을 가보니 쓰레기가 넘쳐 나 밤새도록 술을 마신 흔적이 역력했다”며 “대부분 20대 젊은 친구들이었는데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불만만 많은 건 아닌지 화가 났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동구청에서는 추석 연휴기간 동안 방역을 관리하는 인력을 따로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산해수욕장에서 문제가 될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추석 동안 근무자 편성을 하지 않았다”며 “주말에도 계속 이런 식으로 사람이 몰려 문제가 된다면 단속 근무자를 조정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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