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성남동에 설치된 '울산큰애기' 조형물

 

이제는 울산 중구를 넘어서 울산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된 ‘울산큰애기’. 울산시와 중구는 ‘울산큰애기’를 관광 분야 전반적인 부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지역 내 관광 사업의 발이 묶였음에도 ‘울산큰애기’는 멈추지 않았다. 관광 자체 상품 개발부터 민간 협업까지 거침없이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중구에는 기존 중구 대표 캐릭터인 ‘가람이’도 있다. 시민들의 혼란을 줄이고 울산과 중구의 홍보 극대화를 위해서는 두 캐릭터의 새로운 활용도를 모색해야 할 때다.

울산 중구 성남동에 설치된 '울산큰애기' 조형물

# 지자체 대표 ‘캐릭터’? No! ‘브랜드’
울산큰애기는 중구가 2017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관광도시’에 선정되면서 관광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전략적 필요에 의해 개발된 문화관광형 캐릭터다.

예로부터 중구 반구동 여성들을 울산큰애기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반구동은 태화강, 동천강, 약사천의 접목지역으로 쌀농사, 과실농사가 잘 되어 궁핍하던 시절에도 상대적으로 경제형편이 좋았던 곳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지역 여성들의 성품이 유난히 상냥해 외지인들에게 울산큰애기로 불렸다고 한다.

단발머리에 빨간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를 이미지화한 울산큰애기의 가장 큰 특징은 친근함이다. 주근깨 있는 얼굴의 다양한 표정으로 친숙하고 익살스럽게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울산 중구 대표 브랜드 '울산큰애기'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 대한민국 지역·공공 캐릭터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지역·공공 캐릭터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는데, 이 때문에 중구를 대표하는 지자체 캐릭터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중구는 2012년부터 ‘가람이’라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중구를 감싸 안은 강의 요정인 가람이는 태화강의 이미지를 통해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울산의 젖줄과도 같은 중구의 모습을 표현했다.

머리 부분의 물결은 태화강, 그것을 감싸는 머리 부분과 몸통 부분 표현을 통해 중구가 울산의 중심부라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큰애기는 이제 지자체 캐릭터를 뛰어 넘어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문화관광도시 중구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울산큰애기의 지난 5년의 성과 덕분에 울산에 있는 다른 캐릭터들을 제치고 울산시 홍보 캐릭터로 활용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울산의 멋과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려달라는 취지로 울산큰애기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으며, 각종 온·오프라인 행사, 축제, 콘텐츠 제작 등에 이 캐릭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중구 성남동에 위치한 울산큰애기집

#타 지자체보다 월등히 높은 캐릭터 활용도
중구는 그동안 봐왔던 타 지자체보다 월등할 정도로 캐릭터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공급자로서 캐릭터를 통해 일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반면 중구는 스토리텔링을 마케팅적 요소로 활용한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다.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상품 및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캐릭터 개발과 더불어 스토리텔링 개발, 콘텐츠 및 하드웨어 사업 방안 등을 강구했다.

먼저 2017년에는 울산 중구청 공무원으로 임용해 중구의 문화관광 정책을 소개하는 관광공무원으로 SNS 및 이벤트 등 홍보대사로 활약했는데, 관광홍보 유공을 인정 받아 2019년에는 8급으로 승진했다.

단순한 정책적 캐릭터가 아닌 관광공무원으로 임용해 인격을 부여하고 직접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울산 중구 성남동에 위치한 울산큰애기집 1층 기념품 판매소
울산 중구 성남동에 위치한 울산큰애기집 2층 울산큰애기방

지난 2018년도에는 중구 성남동에 울산큰애기집을 오픈했다. 1층에는 관광안내소와 기념품 판매소가 있고, 2층에는 울산큰애기방으로 꾸며져 포토존으로 사용되고 있다.

3층은 기존에는 휴게공간으로 만들었다가 2019년도 큰애기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복고풍으로 꾸며 현재는 이팔청춘 사진관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중구 원도심 중심으로 울산큰애기의 다양한 조형물 46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캐릭터 자체 제작 상품도 48개 품목, 74종에 이른다.

특히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관광사업이 잠시 멈췄지만, 울산큰애기는 멈추지 않았다.
중구는 지난해 12월 ‘울산큰애기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 울산큰애기 상표를 활용해 상품 등을 제작하거나 판매하기 위해서는 사용 승인을 받고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근거를 발판으로 올해에는 울산큰애기 상징물을 활용한 팥 잔기지떡, 흑미 잔기지떡, 딸기 잔기지떡, 치즈 증편 네 종류의 떡을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SNS, 유튜브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에서 이슈화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주제로 컨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등을 울산큰애기가 직접 해보는 것인데, 5일 만에 조회수가 3,400회를 기록했다.

또한 직·간접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홈플러스울산점, 울산공항, ㈜우리버스, NH농협은행 울산본부 등에 조형물이나 랩핑, 홍보 배너 등을 통해 민간 제공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울산 중구 대표 캐릭터 '가람이'

한가지 남은 숙제는 울산큰애기의 인지도에 묻힌 기존 지자체 캐릭터 가람이의 정체성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울산큰애기를 중구 대표 캐릭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가람이의 존재감이 많이 없어진 상태.

일각에서는 두 캐릭터를 통한 새로운 활용도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 중구의회 강혜경 의원은 “현재 구 대표 캐릭터는 가람이지만 울산큰애기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가람이가 태화강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태화강국가정원이 중구에 있는만큼 가람이 캐릭터를 태화강국가정원과 연계해 울산큰애기와는 다른 방면으로 울산이나 중구를 홍보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활용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신섬미 기자
사진=울산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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