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부산·울산·경남 잇는 광역철도, 1시간 생활권 형성
철도 도시로 탈바꿈…경제·산업·사회에 파급효과
울산 발전·성장 궤도 든든히 지탱하는 버팀목 돼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진리로 통용되고 있다.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길의 중요성이 이 문장에 모두 담겨있다. 하늘길과 바닷길, 육로를 통칭하는 길은 사람의 왕래 즉, 인적교류는 물론 물자 수송의 근본 수단이자 가장 기본적인 통로다. 육로 가운데서 도로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못지않게 철도를 통한 수송도 중요한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울산이 산업도시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수출입에 유리한 항만과 함께,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육상 수송로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로에 비해 철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빈약했다. 울산에 철길이 놓인 지 백년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철도는 전진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 없지 않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철도에 그리 많은 관심과 비중을 두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철도를 활용한 인적교류와 물자 수송은 도로가 갖지 못한 또 다른 장점과 강점이 있다. 철도의 강점과 장점은 철길이라는 전용 수송로에 있다. 거대한 물량을 한꺼번에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로 보낼 수 있다. 하늘길을 이용한 비행기보다 운송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도로는 정체와 지체가 있지만, 철도는 전용 수송로이기에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또 하나는 과거와 달리 철도역이 들어서는 곳은 역세권이라는 새로운 발전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이 동남권의 상생발전을 모색하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추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도 이러한 철도의 장점과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동남권의 귀퉁이에 놓인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KTX울산역과 태화강역 그리고 신설되는 북울산역을 핵심 포스트로 해, 도심 순환은 물론 울산과 부산 및 경남의 철도를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함으로써 100년 만에 울산을 철도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른바, 울산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야심찬 비상의 첫걸음은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들어있다. 이 계획에 따라 울산권 광역철도 3개 사업 등 8개 사업에 3조3,321억원의 예산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울산역~양산 웅상~부산 노포동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는 국가선도사업으로 선정돼 사업추진이 2~3년 앞당겨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또한, 울산역~경부선 양산 물금역~김해 진영을 잇는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태화강역~북울산역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광역철도도 핵심사업이다.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내기 위해서는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 기존 도로망으로 부족한 것을 새로운 철도망이 채워나가야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동일 생활권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촘촘한 철도망 덕분이라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울산과 부산, 울산과 경남, 그리고 울산과 부산, 경남이 메가시티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인적교류와 물자 수송이 가능한 철도 이외에는 달리 현실적 대안이 없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부울경은 ‘1시간 생활권’을 형성하게 되며, 경제와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균형발전과 동반성장을 바탕으로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동해선의 복선화와 이에 따른 태화강역 신축 및 북울산역 이전 설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KTX울산역 복합센터 건립이 기폭제가 돼 역세권 개발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이미 KTX울산역을 중심으로 관광과 전시산업은 물론 새로운 성장산업이 편리한 접근성을 무기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도시 외부와 연결되는 광역철도가 씨줄이라면, 도심 내부를 순환하는 트램은 날줄의 역할을 해야 한다.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는 울산으로선 도심을 순환하는 트램이 시민의 교통편의와 편익 증진을 위한 최적의 대안이다. 현재 여건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를 효과를 낼 수 있는 트램이 도심에 설치되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트램이 정차하는 역을 중심으로 상권 활성화로 지역 경제도 활기를 되찾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다. 
100년이라는 한세기를 지나 다시 맞은 울산 철도의 르네상스는 울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성장이라는 궤도를 든든하게 지탱하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 반드시. 

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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