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58)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60)가 공동 수상한 올해 노벨평화상은 그 가치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리아 레사는 CNN 기자 출신으로 온라인 탐사보도 미디어인 ‘래플러(Rappler)’의 공동 설립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소탕을 내세워 인권을 유린하고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비판자를 탄압한 사실을 신랄하게 보도했다 체포되는 등 정치적 탄압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러시아 독립 언론사 ‘노바야 가제트(Novaja Gazeta)’ 공동 설립자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 집중, 부패 의혹, 불법행위, 선거 부정 등을 꾸준히 보도했다. 지난 20년간 정부 비판 보도로 러시아 언론인 6명이 총격 등으로 희생됐지만 흔들림 없이 대통령과 권력의 비리를 보도했다. 
언론인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독일 언론인 카를 폰오시에츠키(1889~1938)가 1935년에 수상한지 86년 만이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언론의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올해 노벨평화상이 언론인들에게 수여 되게 된 것은 시의적절하다. 
대한민국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단군이래 최대 부동산 불법 돈잔치로 전모가 속속 드러났다. 그 중심에서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과 동료기자가 상상을 초월하는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과 언론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수사로 명확한 사실이 밝혀져야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기자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는 20년 가까이 법조기자로 일하며 알게 된 인맥을 부패의 수렁으로 끌어들여 개인적 이익을 챙기고 사상 초유의 개발 부정사건의 중심에 있다. 가장 부끄러운 사람은 그의 과거 동료들과 현직 기자들이며 한국 언론계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실추됐다.
이번 노벨평화상은 한국의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부끄러움’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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