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김진영 편집이사

# 와대, 재인통부 비책첩 꺼내나 

천산둔(天山遯)이다. 둔(遯)은 막힘이다. 막히니 물러나 때를 기다려야 한다. ‘호둔 군자길 소인비’(好遯 君子吉 小人否)다. 아무리 기세로 뻗어나가려 해도 주위의 환경은 불리하다. 때가 아니다. 어쩌면 이미 때가 지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군자가 이 괘를 얻으면 좋아해도 물러나는 법이다. 북악을 응시하던 재인통부가 현민잔두(탁현민)를 불렀다. 
“낙엽총부에 전서구를 띄우고 설훈좌공은 안가로 모셔 침향보첩 한잔으로 마음을 달려주도록 하라” 
“이미 하명이 있으리라 보고 준비를 해뒀습니다. 영표좌골(홍영표)의 분기지수는 어찌 수습해야할지 답을 주시지 않으십니까” 현민잔두의 머리엔 영표좌골의 분기탱천수가 여전히 아련거렸다. 이대로 두면 낙엽이나 설훈좌공과 완전히 다른 길로 갈 현장좌파 아닌가. 대우마차 현장무사(대우자동차 노조)를 이끈 혈기가 이번 경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강호의 세평이 여전히 유효하다. 현민잔두는 통부의 안색을 살폈다. 
“영표는 대인이라, 흐름을 역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요. 다만, 무현통부의 조석간담(청와대 핵심그룹모임)에서 무예를 익혔으니 다음 수를 읽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그냥 두고 관망하는 것이 상책이일 것이오. 설훈좌공을 살피라 한 것은 본시 다급하고 혈정이 급박하니 실수지책으로 봉합지수를 갈라놓을까 염려되기 때문이오.” 통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굳건하던 4할 지지성벽이 재명선발 직후 무너졌다는 비보가 귓전에 아른거렸다. 

 

# 봉합국면 좌성, 통합전술 펼칠까 

좌성합사는 경선후유증이 봉합국면이지만 내상은 의외로 심각했다. 문제는 영길좌골(송영길)의 주둥지수가 한계지수를 넘어 낙엽 쪽의 자존지수를 건드렸다는 점이다. 발언수위는 심각했다. 낙엽측 지지무사들이 좌성합사 경선규칙에 문제를 삼고 나서자 영길좌골은 아침마다 낙엽의 무림방에 독침술을 날렸다. 영길좌골의 독침에는 ‘일베극약’이 처방됐다. 좌성합사 무림비사에 일베극약은 반칙수였다. 좌성무예의 초창기 분열과 야합의 시대에 잠시 통했던 극약처방은 첫째가 변절극약이었고 둘째가 분당결기였다. 바로 그 변절극약의 시행잡수에 으뜸으로 적힌 비책이 일베극약 아닌가. 무식지수가 고조된 영길좌골의 사고주둥은 한둘이 아니다. 천안거함 침몰사건을 두고 수장운운한 것을 필두로 정은핵돈(김정은)의 핵탄두 장난질을 적극옹호하는 발언까지 입만열면 사고지수가 오르는 인물 아닌가. 핵심은 일베극약의 해독단자를 풀고 낙엽지지 무사들의 분열을 막는 길이다. 이런 판에 낙엽은 수용성명을 던지며 “재명무림내 인간말종 지분 있다”는 앙금비수를 남겼다. 영길좌골의 주둥지수를 다시 한번 지적하며 조치를 요구한 셈이다. 이런 판에 영길좌골은 재비어천가를 불렀다. 무계보에 뿌리없는 처지가 이중재명과 한몸이니 무상시리즈와 무대뽀는 영길좌골의 전매특허라는 말이 좌성 내부에서도 나돌만 했다. 

 

# 실체 드러나는 대장상단 주모자들  

남욱먹튀(남욱변호사)가 아매리국에서 급거귀국 한 뒤 감찰방이 요란했지만 괴담과 소문만 무성했다. 만배수작은 감찰에 끌려간지 이틀만에 석방됐고 먹튀도 곧바로 풀려났다.
와대의 신속수사 엄포에 화들짝수로 얼버무린 만배구속 영장필서가 대필조작에 엉성모사로 드러나는 통에 어용판관들이 얼씨구나 석방호령을 두들겼다. 구치감호에서 풀져나온 만배수작의 입꼬리가 올라갔지만 동규잡부와 남욱먹튀가 후속나발로 과거술책을 얼마나 술술풀지 미심쩍다. 사단이 나기 전까지 돈독지수가 천상천하였건만 4대갑부 열혈동맹으로 혈서를 썼던 시절이 엊그제다. 대충감찰과 어용판관들의 도움지수로 구속사태는 모면했지만 갈길이 멀다. 천화동인 안가로 돌아가던 만배수작의 눈가에 과거지사가 주마간산처럼 영사기로 돌아갔다. 
구속심사 직전 스쳐간 어용판관 여럿을 보며 불현듯 순일잡판과 놀던 지난 시간이 스쳤다. 순일잡판이 누군가. 이중재명 무림삭탈 판결전(선거법위반 대법원 판결)의 영웅 아닌가. 무림판관 최고기구인 대법관 전원 합의체가 이중재명 자격여부를 다툴 무렵, 유무죄가 5 대 5로 맞섰을 때 순일잡판이 무죄깃발을 흔들었다. 
첫 서리가 내릴 무렵 한양도성에는 ‘순일잡판이 이중재명을 살렸다’는 풍설이 진눈깨비처럼 질척거렸다. 그해 여름 만배수작은 10여년을 길러온 머리를 잘랐다. 순일잡판과 면담회포의 명분은 판관부 신의손목(대법원 구내이용원)으로 유명세를 탄 이발도사를 끼우는 수밖에 없었다. 그 바람에 그해 여름 만배수작은 여덟 번이나 이발도사에 머리카락을 맡겼고 막판에는 거의 빡빡대갈까지 용모가 돌변했다. 그 빡빡잡수가 이제 빛을 발할 때가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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