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호 청년몰 ‘키즈와 맘’이 청년상인들의 무더기 ‘퇴거’로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은 점심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인 점포 모습.
 
 

 

■ 휘청이는 ‘키즈와 맘’
“장사 안돼 임대료·공과금 벅차”
  계약 기간 만료 8개 점포 문닫아

  남구, 온·오프라인 플랫폼 개발 등
  장기 침체 타개·판로 지원 나서 

  남구 “공용 임차료 지원 불가”
  당분간 금전적 부담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1호 청년몰 ‘키즈와 맘’이 청년상인들이 무더기 ‘퇴거’로 위기에 봉착했다.

울산 남구가 비대면 영업 활성화를 통해 부진 만회를 돕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새 식구 모집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청년상인들이 원하는 공용 임차료 지원은 불가능해 청년몰 재건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층 절반 넘게 빈데다 점심시간도 이용자 찾기 어려워

19일 점심 무렵 남구 신정동 신정평화시장의 청년몰 ‘키즈와 맘’을 찾았다. 시장 건물 지하 일부와 2층 있는 총 19개 점포가 청년몰 소속이다. 어린이와 엄마가 손잡고 와서 먹고 즐길 수 있는 푸드, 뷰티, 공예 등의 점포 위주로 조성했지만 아이와 엄마도, 영업하는 가게도 보기 어려웠다.

점심시간에 맞춰 4~5명으로 지하 식당가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여 이들을 따라가 봤다. 지나가던 젊은 여성 3명도 뒤따랐다. 하지만 청년몰 소속 점포들이 영업하지 않는 듯 불이 꺼져 있는 모습을 보고선 기존 식당으로 눈길을 돌렸고, 일부는 다시 나가버렸다.

2층으로 올라가자 일행인 듯 함께 식사를 하던 여성 3명과 옷가게를 둘러보던 여성 1명, 그리고 가져갈 음식을 기다리는 배달원 1명이 보였다. 불 켜진 점포는 4곳에 불과했다. 8개 점포가 계약기한이 만료되자 점포를 뺀 것. 빈 점포 일부는 자재를 점포 앞에 쌓아둬 을씨년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뒤이어 들어온 두 모녀는 입장하자마자 “뭐야, 아무것도 없네?”라며 벙찐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카페 운영주 A씨는 “4곳만 재계약했고 나머지는 10월 초에 이미 다 나갔다”며 “남은 점포들도 장사가 어렵다 보니 건물 임차료와 공과금 내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밝했다.

#남구청 “온·오프라인 플랫폼 개발 판로개척 용이하게 할 것”

청년몰의 장기 침체에 울산 남구는 새로 입주할 청년상인 모집에 나서는 한편 온·오프라인 플랫폼 개발을 통한 비대면 영업 활성화에 주안점을 둔 지원 정책을 기획, 내년 당초 예산에 반영키로 했다.

남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활용 없이 자영업자가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 등 미디어 홍보 활성화와 전통시장 상인이라면 중간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통해 시장 상인들의 온라인 활용도가 높아지면 청년몰을 넘어 전통시장 전체의 매출 상승에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즈와 맘’ 청년몰을 빠져나간 업체 중 온라인 판로개척에 성공하며 월평균 매출 4,000만원을 달성한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

또 매장 매뉴얼 관리 등 여러 사안을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1대1 경영 컨설팅 지원도 예고했다.

#청년상인들 요구 공용 임차료 지원은 ‘불가’

하지만 청년몰 상인들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던 ‘공용 임차료’ 지원은 구청의 지원책에서 빠졌다.

신정평화시장 관계자는 “점포 외 건물 복도에 비치된 전등, 정수기 등에서도 임차료와 공과금이 나오는데, 1년에 2,000~3,000만원 가까이 나오다 보니 큰 부담”이라며 “입주 상인들이 N분에 1로 비용을 나눠서 지불하다 보니 인원이 줄어들면 개인 부담이 더 가중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더욱이 청년상인육성재단이 최근 청년몰에 입점할 청년상인 9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단 1명에 그쳐 빠진 인원이 모두 채워질 때까지 청년상인들의 금전적 부담이 커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남구는 “점포 임차료 외의 다른 임차료나 공과금은 상인회와 청년몰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지원 불가 입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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