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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난 모든 사람이 내 그림을 보고 감동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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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근숙 G&갤러리 관장
  • 승인 2021.11.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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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숙 G&갤러리 관장

인류에게 없어선 안되는 예술…가치있는 예술은?
쾌락 수단 아닌 ‘인간 생활의 한 조건’으로 검토돼야
모두의 행복을 위한 문화민주주의로 지속가능하길

 

“난 모든 사람이 내 그림을 보고 감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전이 열리고 있는 대구미술관의 전시 연계프로그램인 ‘강요배 작가와의 대화’에서 담아 온 강요배 작가의 말이다. 평범한 그 한마디를 되뇌일수록 작가의 예술론과 그림에 대한 철학을 짐작할 수 있었다.
대구시에서 대구 출신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을 기리며 2000년에 제정된 ‘이인성 미술상’은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이듬해 개인전을 개최한다. 제주에서 창작 활동을 하시는 강요배 작가가 제21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인 것이다. 성육신(成肉身)의 어원인 인카네이션(incarnation)에서 영감을 받은 ‘강요배: 카네이션-마음이 몸이 될 때’는 1년간 준비한 전시로 10월 13일 시작해 2022년 1월 9일까지 열린다.
강요배 작가의 예술론은 들어도 들어도 마음 깊이 그 떨림이 여전하다. 어떠한 강요도 강박도 없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을 이야기하고, 예술가로서의 마음가짐을 단호하면서 담백하게 말씀해 주셨다. 훌륭한 본보기이다. 강요배 작가는 진정한 그림이 무엇인가? 하며 끊임없이 새롭게 질문하면서 마음 깊은 무언가를 끌어 올리는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과연 그림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나아가 그림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 그림의 존재와 의미, 그 역할을 둘러싼 이러한 질문은 앞선 120여 년 전 톨스톨이가 강력하게 주장한 그의 예술론과 맞닿아 있다.
톨스토이 나이 70세에 출판된 <예술이란 무엇인가?>는 좋은 예술에 대한 정의, 새로운 사고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무려 15년에 걸친 고뇌의 산물인 이 에세이는 예술가 자신이 예술의 본질과 가치를 논한 것으로, 여타 철학가들에 의해 기술된 미학적 저술과는 구분된다. 그는 전 인류의 행복과 연대를 목표로 하는 예술, 누구나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위대한 예술작품은 그것이 만인에게 받아들여지고 이해되기 때문에 비로소 위대하다고 했다.
그리고 현대 예술이 진정성을 잃고 머리로 꾸며낸 까다로운 것이 돼버렸다는 사실과 예술가들이 상류계급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모조품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표절, 모방, 속임수, 흥미를 가르치며, 그런 어리석은 예술로 예술의 가치표준이나 참된 예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비판한다.
공교롭게도 대구미술관의 전시 연계프로그램인 ‘강요배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하고는 때마침 열린 대구아트페어 현장에서 톨스토이가 말한 어리석은 예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에 둘러쌓인 그 넓은 컨벤션 전시장에서 ‘그림 잔치’가 벌인 듯 해보였지만 살짝 들여다보면 ‘돈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인류에게 그토록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예술, 그것을 위해 사람들의 노력과 생명을 희생해야 할 뿐 아니라 윤리, 도덕까지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될 만큼 가치 있는 예술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200년 전에 태어난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가며 사상가인 톨스토이의 이 질문 앞에서 나조차도 진짜 예술을 찾아 예술가가 체험한 특수한 감정을 소통하거나 공감하기보다는 빨간 딱지가 많이 붙은 작품을 확인하고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필자가 갤러리를 운영하다보니 미술시장의 동향을 알아보는 것이 수순인 것이다.
톨스토이에 따르면 예술은 쾌락의 수단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인간 생활의 한 조건’으로서 검토돼야 한다. 이를 억지 삼아 필자는 상류 계층의 쾌락에 봉사해 온 예술(그림)이 이런 미술시장에서나마 모두의 행복을 위해 거래가 될 수 있는 문화민주주의로 지속가능하길 바란다.

김근숙 G&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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