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9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양강’인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 등으로 정권 교체론이 재창출론보다 우세한 상황이지만, 양강 주자의 사법 리스크, 2030세대와 중도층의 표심, 여야별 진영 단일화 등 변수로 인해 남은 100일간 몇 차례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 승리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렸고, 앞서 지난달 10일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의 경우 지지율 정체의 ‘역(逆)벤션’ 기간을 거쳤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두 효과 모두 잦아들면서 진검 승부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양강 후보의 사법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게 가장 큰 변수다.
민주당은 ‘윤석열 일가 가족비리 국민검증특위’을 띄우고 윤 후보의 고발사주·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장모의 편법 증여 의혹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로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조폭 유착 의혹,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불법후원금 모금 의혹 등을 검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대장동이나 고발사주 특검이 현실화하더라도 대선 전 결론이 나오기 어려워 여야의 공방만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2030 세대의 표심이 어디로 튈지도 주목된다.
이들 세대는 19대 대선에서는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으나 올해 4·7 보궐선거에선 보수 정당으로 돌아섰다. 현 정부와 여당에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대 대선에서도 이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강 주자 모두 2030세대 지지율이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취업난, 젠더 갈등 등 청년 세대의 주요 관심사와 관련한 정책 대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시하느냐가 2030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도 외연확장 성공 여부도 관건이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윤 후보는 ‘반문 빅텐트’를 통해 정권교체론을 결집하는 방식으로 각각 중도 공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 구도로 갈수록 통합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가 종반까지 5%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선거 결과를 바꿀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표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대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이 후보는 심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심 후보는 “기득권 양당 체제를 공고화하는 단일화는 없다”며 뜻을 표명한 상태다.
국민의힘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안 후보 역시 “제1야당 후보가 양보한다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 후보와 안 후보는 특검 공조를 비롯한 ‘제3지대 연대’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신당 창당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도 시사했다. ‘비호감 대결’로 전락한 이번 대선의 빈틈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부동층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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