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노후화와 활용성 미비 등을 이유로 폐쇄가 예정됐던 염포배수지에 대한 계획을 상수도사업본부가 전면 철회했다. 염포배수지를 계속해서 유지·운영하겠다고 결정한 것인데, 폐쇄 후 공원, 문화센터 등 주민시설 조성을 염원했던 인근 주민들과 지역 정당으로부터 ‘희망고문’만 불어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염포동 주민 970명의 서명과 함께 염포배수지에 주민휴식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민원(본지 2021년 11월 11일자 7면 보도)에 최근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불가하다’는 내용의 회신을 통보했다.
회신 내용을 보면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18년도 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남목배수지가 신설되면 2020년에 염포배수지를 폐쇄할 계획이었다. 염포 배수지는 지난 1976년도에 설치돼 1일 2,500t을 처리하는 소규모 배수지로, 시설용량 1일 2만1,000t 규모의 남목 배수지만으로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남목배수지 준공 이후 시범운영 결과 염포동 일대 원활한 급수가 되지 않았고, 연계관로 증설 등의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염포배수지를 남목배수지와 함께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 지난 4월 인근 대기업에서 원활한 용수확보를 위해 시 상수도 공급을 요청했는데, 이를 위해서도 염포배수지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염포배수지를 계속해서 운영할 경우 면적이 작고 고립돼 범죄취약지역으로 남을 수 있어, 주민 활용 등 상시 개방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회신에 대해 주민들과 지역정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상수도사업본부가 “남목배수지 통수 이후 관로 조정 등을 거쳐 2020년에 염포배수지를 폐지할 계획이며, 상수도용도 폐지 후 유상·공개매각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염포배수지의 부지 2,644㎡에 대한 활용방안이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월에는 울산시의회 손근호 의원 주관으로 지역 주민과, 북구의회 의원, 상수도사업본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염포배수지 폐지 후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지난 26일 관련 논평을 내고 “110만 주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해야 할 의무를 지난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이 정도의 예측도 하지 못하고 시의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희망고문’만 한 셈”이라며 “상수도사업본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어물쩍 넘어가선 안되며, 주민휴식 공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포동 지역주민들도 “그동안 지속적인 건의에도 계속해서 존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불분명한 답만 내놨다”며 “시범운영을 통해 결과를 이미 내리고도 주민들을 계속해서 우롱한 것 아닌가. 주민휴식공간 마련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진보당 울산시당과 주민들의 요구를 전달받았으며, 울산시와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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