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 측 제공 | ||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충남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연합뉴스 | ||
이준석, 일정 취소 비공개 행보…기약없는 ‘당무 보이콧’
윤석열 “당무 거부 상태 아냐…충전 하기 위해 간 것 같다”
김기현 원내대표 등 중진, 연일 회의 열고 대응책 논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30일에 이어 1일에도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비공개 지방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긴급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대혼돈에 빠진 모양새다.
선대위 구성 이견부터 시작해서 ‘패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파열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내부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부산에서 1박을 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전남 순천을 찾는 등 영호남을 가로지르는 광폭 동선을 그려가고 있다.
이틀째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지만, 측근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시간차를 두고 동선이 공개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사상구의 장제원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당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이를 당 대표 보좌역을 통해 언론에 공개했다.
장 의원은 윤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서 최근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이 대표의 방문이 장 의원을 우회적으로 저격하기 위한 의도된 행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밤 해운대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선대위 인선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경 계획이 없다”고 밝혀 이 대표의 잠행이 수일 더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일 오전 예정된 선대위 회의 및 최고위원회의 참석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일각에선 회의 일정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두 일정 모두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란과 별개로 윤 후보는 자신의 일정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날 충남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이 대표에 대해 “당에서 듣기로는 당무를 거부하는 상태도 아니다”라며 “좀 리프레시(재충전)하기 위해 (지역에)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의 기약없는 ‘당무 보이콧’에 김기현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 권영세 권성동 서병수 의원 등 주요 중진 의원들은 연일 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면서 가야 한다는 의견과 이 대표가 당무에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의원은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현재 당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정치 미숙아로 보이고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어린애로 보이니 충돌하는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 되는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 지지층에서 분열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황이 장기화 될수록 윤 후보와 이 대표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