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민수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지역내 소지역 건강격차 해소사업 ‘삼호동’ 선정·추진
건강 실태조사·관리 프로그램 연계 등 건강 환경 조성
2022년엔 주민들 건강에 변화 생긴 해로 기억될 전망

2022년은 울산 남구 삼호동 주민들의 건강 수준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올해가 질병관리청이 이곳에서 진행하는 ‘지역내 소지역 건강격차 해소 시범사업’의 마지막 연도이기 때문이다.

어떤 지역의 주민 전체 건강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그 지역 내에서 건강 수준이 좋지 않거나 개선이 가능한 소지역을 찾아 그곳의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9년부터 질병관리청이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이런 배경에서 시작됐다. 전국 4곳의 시범사업 지역 중 한 곳이 바로 삼호동이다. 삼호동은 취약인구 비율과 마을쇠퇴도가 높고, 주요 건강지표들이 저조해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이렇게 해서 ‘울산 삼호동 건강안전망 구축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남구보건소는 이 사업을 주민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삼호 야호(Ya好)건강 집중관리 사업’으로 이름 붙였다. 사업 기간은 2022년까지 3년간이다. 사업팀은 1차 연도인 2020년에 설문조사, 좌담회 등을 통해 질적·양적 측면에서 삼호동 소지역 건강실태를 파악해 지역민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중재 모형을 개발했다. 중재 모형은 학술적으로 고위험접근법과 인구집단접근법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 고위험접근법으로는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잠재적 대상자를 발굴해 적합한 프로그램에 연계시키고, 이들을 추적·관찰해 프로그램 효과를 장기간 누릴 수 있게 했다. 인구집단접근법으로는 건강한 환경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구현할 협업 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본격적인 사업은 2021년에 시작됐다. 중재모형을 기반으로 해 2만 명이 넘는 삼호동 주민 중 2,00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에 각 주민에게 필요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연계시켜 주었다. 예를 들어 흡연자는 울산금연지원센터와 연계해 금연캠프 등으로 안내했고, 자살 고위험군은 울산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상담서비스를 받도록 했다. 건강한 삼호동을 만드는 데 앞장설 건강리더도 양성했다. 12주 교육과정을 통해 1, 2차 연도에 배출한 건강리더 30여 명과 함께 주민건강 수준 향상 방안을 고민했다. 삼호동 건강리더들은 현재 다양한 영역에서 주민과 지역의 건강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다.

8월에는 와와커뮤니티하우스에 주민건강관리실을 열어 유압식 순환운동프로그램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발굴된 고혈압·당뇨 환자들에게 질환·운동·영양 등에 관한 교육을 하고, 삼호동 인근 의원들과 협업해 고혈압·당뇨 치료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운동 실습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2차 연도에는 걷기실천율을 높이기 위한 도보환경 조사를 실시했고, ‘워크온’과 같은 걷기플랫폼을 도입해 주민 400여 명이 자율걷기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주민 주도의 삼호마을 걷기동아리 14개 팀에 운영 지원을 하고 있다.

마지막 연도인 2022년에도 중재모형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3차 연도는 효과를 평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므로 더 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종목표는 삼호동의 건강 수준을 적어도 남구 평균만큼은 개선하는 것. 여기에 더해, 남구의 대표적인 고소득 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옥동과의 건강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업을 기획하고 주도한 남구보건소를 비롯해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울산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등 여러 기관·조직이 협업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업 효과를 제대로 나타내려면 주민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가장 필요하다.

삼호동 주민들이 “삼호동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해지고, 내가 건강해야 삼호동도 건강해진다”는 마음으로 올해도 계속될 삼호 야호건강 집중관리 사업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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