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꿈꾸는 청년대장간 입주 스마트팜 기업 창업

생산·판로 확보한 뒤 설비 보급도 목표 “자원재순환 설비도 고민”

“지방도시, 기회 적지 않아… 의지 있다면 충분”

 

  대학, 취업 등으로 떠났던 울산으로 다시 돌아와 ‘스마트팜’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청년들이 있다. 울산 울주군 ‘꿈꾸는 청년대장간’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유니스퀘어(UNISQUARE)의 이야기다. 청년들의 패기로 뭉친 이 스타트업은 스마트팜을 통한 작물 생산과 판매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팜 설비 보급에도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울주군 웅촌면 오복길엔 최근 청년창업공장, ‘꿈꾸는 청년대장간’이 들어섰다. 지역의 비어있는 공장을 임대해 청년창업 기업에 제공하기 위해 울주군이 마련한 이곳에도 ‘스마트팜’이 있다. 스마트팜 업체 유니스퀘어다.

  유니스퀘어는 U턴 청년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 기업이다. 진정훈(31·사진) 대표는 서울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한동안 울산을 떠나있었다. 김수엽(31·사진) 기술팀장도 서울에서 국내 대기업 계열의 정보통신 업체에 근무하다 울산으로 돌아왔다.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진 대표와 김 팀장은 지난해 ‘스마트팜’에 뛰어들었다. 두 청년의 머릿속에 번뜩이던 것은 ‘두리안’이었다고 했다. 고약한 냄새와 천국의 맛을 지닌 두리안은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열매인데, ‘우리나라에서도 두리안을 키워 팔아보면 어떨까’하는 다소 막연한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서 시작했다.

  다소 무모해보일 수 있는 진정훈 대표의 이같은 ‘도전 정신’은 대학 시절 강렬한 경험 덕분이라고 했다. 진 대표는 대학 시절 스타트업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1년가량 지냈다. 인턴 생활을 하며 짧게 머문 그 시간들이 진 대표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했다. 진 대표는 “옆집, 앞집의 평범해 보이는 동네 주민들이 알고 보니 대단한 스타트업 대표였고, 오며가며 친분을 쌓다보니 자극을 많이 받았다”며 “스타트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버터헤드, 로메인, 멀티리프 등 씨앗이 발아실에서 싹을 틔운 모습.  
 

  의기투합한 청년들의 회사 설립 과정은 예상보다 더 순탄했다. 말 그대로 ‘타이밍’이 딱딱 맞아떨어졌다. 때마침 울주군과 울산테크노파크(TP)가 스마트팜 보급·확산사업으로 지원할 기술기업 신청을 추가로 모집했고, IT 관련 업계에 몸 담았던 이들의 경력은 큰 도움이 됐다. KTX 울산역 앞에 자그마한 사무실을 차렸던 이들은 울주군의 ‘꿈꾸는 청년대장간’ 입주기업 모집 시기와 맞물리면서 보금자리도 새롭게 마련했다.

  유니스퀘어는 진정훈 대표와 김수엽 기술팀장의 두번째 창업 도전작이다.
진 대표는 “서울에서 창업했던 스타트업은 3D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마스크를 제작하는 아이템이었다”며 “당시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버티지 못하고 접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퇴사 후 ‘레이저 자’를 아이템으로 다른 스타트업 창업에 참여했고, 크라우드펀딩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 유니스퀘어(UNISQUARE) 진정훈 대표가 발아실에서 싹을 틔운 버터헤드, 로메인, 멀티리프 등 작물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에게 ‘스마트팜’은 쉬운듯하면서도 어려운 도전이다.
스마트팜 관련 기술은 IT 관련 기술 가운데서도 난이도가 높은 기술은 아니라는 게 진 대표의 설명이다. 물론 이들이 그동안 연구했던 3D스캐닝 등과 같은 기술에 비하면 그렇단 의미다. 시제품을 뜯어 작동 원리를 알아내고, 이를 자신들만의 기술로 체득하는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초보 농부’인 이들에게 주어진 난제는 오히려 ‘농업’이다. 농업교육에 열성인 김수엽 기술팀장은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추구하는 스마트팜 기술은 ‘크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설비다. 관련 데이터를 한데 모아 관리하면서 원격으로 제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설비 이상 등을 파악하고 즉각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자신들만의 기술을 담은 스마트팜 설비를 설치하고, 엽채류 생산에 돌입한 이들은 올해 안정적인 작물 생산과 유통판로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꿈꾸는 청년대장간’에 입주한 다른 창업기업들과 협력해 샐러드류 판매 계획도 어느 정도 논의되고 있다.
1차적인 목표가 달성되면 자신들의 스마트팜 설비 자체를 납품·보급하는 장기 계획도 갖고 있다.
 

   
 
  ▲ 유니스퀘어(UNISQUARE) 김수엽 기술팀장이 스마트팜 설비 제어시스템을 연결하고 있다.  
 

  진 대표는 ‘시대적 요구에 답하는 스마트팜’을 말하고 있다. 스마트팜에도 ‘탄소제로’를 실천하는 ‘자원재순환’ 아이디어를 담아내고 싶다고 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 농가는 작물 재배에 꼭 필요한 이산화탄소(CO2)를 구매해야 하는데, 기업체들의 공정 과정에 나오는 물질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기 중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정제 과정을 거쳐 스마트팜 농가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아이디어다.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든 진정훈 대표는 “울산이라고 해서, 지방도시라고 해서 도전의 기회가 적은 게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서울은 기회가 많은 대신 도전하는 이들도 많아서 오히려 그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울산은 열심히만 한다면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인적네트워크 부족 등 우려에 대해서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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