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양산·울산·동래학춤 등 지역마다 그 특징 달라
학탈 쓰고 추는 학무, 사람이 추는 학춤과 구별 
궁정의식 춤 정리 중국 조선국 학춤도 한 분류

사찰 학춤의 춤사위와 장단 음악은 양산학춤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무수(舞手)와 복식 그리고 의미와 상징성은 매우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양산학춤은 (양산)사찰 학춤이 민간계로 전해오면서 김두식·김현민·김덕명·김성수에 의해 전승되고 있습니다. 전승의 특징은 가문 4대 전승입니다. 학춤의 특징은 학의 고고한 정신, 학처럼 우아한 움직임을 선비의 몸과 마음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양산학춤은 열정적으로 학의 세계를 표현하고 훨씬 인간적으로 학의 마음을 크고 활기차며 역동적인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울산학춤은 (양산)사찰학춤을 전수받은 김성수(승려, 법명;백성)스님이 한국 학춤의 발생 유래를 학문적 이론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신라시대 계변천신설화와 이전에 울산에 서식했던 학의 역사에 그 기반을 두고 1997년 재구성한 학춤입니다. 구애를 표현하는 춤사위, 깃 고르기, 먹이를 집는 모습, 기지개 켜는 모습, 그리고 외다리로 서서 주위를 살피는 모습을 표현하는 춤사위는 학의 동태(動態)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동래학춤은 조선시대 동래지역에서 60세 이상 되는 이조 퇴관들이 설립한 동래기영계의 춘계회합 때 기영당에서 계원의 자제들이 어른에게 칠첩 밥상과 술을 올려 효를 익히는 <밥상 놀음>이 있었는데 이때에 동래학춤이 나왔다고 합니다. 동래지역은 학수대, 학소대 등 학과 관련된 지명이 많고 또한 학이 서식하기에 좋은 무딩기땅(비교적 물이 많이 고인 소택지)이 있어 주민들이 학과 친숙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동래학춤은 사회 풍자적 성격을 지닌 놀이 속에서 추어졌거나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면보다는 자연스런 흥에 겨워 추던 덧배기춤의 자연미에 예술성을 가미한 우아한 춤입니다.
동래학춤의 특징은 청초하고 우아한 학의 동태를 민속무로써 표현한 무용이란 점에 가치가 있습니다. 궁중에서 추었던 학무와 비교해서 민속적인 특색이 짙은 희귀한 춤사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궁중에서 정제(궁궐 내에서 춤추는 것)됐던 학무는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이 있습니다. 이것은 ‘학무, 연화대무, 처용무’의 3가지 춤을 한 자리 모아서 구성한 궁중 무용으로, 궁중에서 잡귀(雜鬼)와 사신(邪神)을 쫓아내는 ‘나례(儺禮)의식’에서 추던 춤입니다. 학이 등장해 학무를 추다가 학이 연꽃의 봉우리를 터뜨리면 연화대무가 시작되고, 후에 처용무가 더해지면서 장관을 이루는 춤인데, 신성함과 장수를 상징하는 학과 연꽃, 그리고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벽사의 처용이 함께 노래하고 춤춘다는 의미로 합설(合設)이라고 부릅니다.

궁중 학무는 고려 시대 궁중 학무로 추어지기 시작해 조선 시대에 들어와 향악정재로 공연됐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의궤 등 여러 기록에 실려 있습니다. 그러다 1902년 고종 임인년 진연의궤를 마지막으로 궁중의 공식기록에서 사라져 그 연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다가 한국 근대 무용의 아버지라 불리는 한성준에 의해 1938년 5월 2일 부민관에서 다른 종목과 함께 학무가 공연돼 다시 살아나게 됐습니다. 1942년 한성준의 사후 손녀인 한영숙이 그의 춤을 모두 물려받으면서 한성준 학무 또한 한영숙류 학무로 불려지고 1971년 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로 지정받게 됐습니다.

<연광정연회도>를 보면 평양의 연광정에서 평안감사의 부임을 축하하는 연회를 여는데 이때도 학춤과 연화대무 처용무를 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무는 민간의 학춤과 다른 점이 여럿 있습니다. 특별히 민간의 학춤은 선비나 스님이 평상시 입고 있던 옷차림으로 춤을 춥니다. 그러나 학무는 학의 모양을 한 탈을 쓰고 춤을 추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연관정연회도에도 황학과 청학이 탈을 쓰고 나옵니다. 조선 초에는 황학 대신 백학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또한 궁중학무는 연화대무 처용무 등 다른 춤과 함께 공연됐습니다. 또 다른 우리 민족 학춤의 하나는 중국의 조선족들이 추는 학춤이 있습니다. 『악학궤범과 『정재무도홀기』에 근거해 궁정 의식에서 추던 춤을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춤은 학 모양의 탈을 쓰고 학의 움직임을 흉내 내어 추는 춤입니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